삼성전자노조, 전영현 부회장과 ‘전격 면담’
5월 총파업 앞두고 교섭재개 ‘관심’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3일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과 전격 면담했다. 전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교섭 재개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노조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30분 가량 사측의 요청으로 전 대표이사와 미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투본 3개 노조 중 하나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 예정이었던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했다. 공투본은 “삼성전자 사측에서 전 대표이사와 주요 노조대표들과 면담을 제안해 대표자간 대화의 장이 다시 열렸기 때문”이라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공투본측에서는 전삼노 우하경 위원장 직무대행과 장미선 쟁의대책위원장, 삼성그룹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 등 4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 부회장은 “현재 직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와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며 노사가 교섭을 재개해 논의하면 좋겠다는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투본은 교섭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성과급 투명화를 제시했다.
사측은 노조의 입장을 이해하고 핵심 요구사항을 포함해 교섭 테이블에서 논의하자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투본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DS부문 사업부 간 배분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필요하면 단기간 내에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화답했다.
5월 총파업을 앞두고 전 부회장이 직접 노조와 대화에 나선 만큼 교섭 교섭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 부회장은 2024년 노조의 첫 총파업 당시에도 노조와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초기업노조·전삼노와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구성된 공투본은 3개월여 동안 사측과 임금교섭을 벌였으나 OPI 상한 폐지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공투본은 지난달 19일 최종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이달 3일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공투본은 9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약 9만명 가운데 6만6019명(73.5%)이 참여해 93.1%(6만1456명)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공투본은 4월 23일 집회를 열고 5월 총파업까지 성과급 정상화와 정당한 보상체계 실현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