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유공자법 등 법사위 자동부의…패트 지정 6개월 경과
재경위·정무위 등 국힘 소속 위원장인 상임위 법안들
여, 공익신고보호·공운위·통계청법도 강행 처리 예고
6개월 전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으로 지정했던 민주유공자법 등 4개 법안이 법사위로 자동 부의돼 조만간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법안들을 당론으로 채택해 처리한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안 심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강행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이고 있다.
24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5일에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민주유공자법 등 4개 법안의 소관 상임위 심사기간이 이달 23일로 끝나 이날 국회 법사위로 자동 부의됐다.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기여한 분’들을 ‘민주유공자’로 인정하고 배우자, 자녀, 부모 등 직계 유족에게 의료, 생활, 양로를 지원하고 재가복지서비스 등 국가적 예우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화운동의 희생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기념·추모사업과 기념관·추모시설 설치도 가능해진다. 다만 민주유공자가 과도한 범죄를 저질렀거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예우가 정지된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예우를 받은 경우엔 형사처벌도 가능토록 했다.
공운위법 개정은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돼 기존의 공공기관 지정·유형구분, 경영목표 및 중장기계획 승인, 임원 성과계약과 평가, 경영실적 평가 등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운영 전반에 관한 권한을 기획재정부 소속에서 재정경제부 소속으로 옮기고 민간 공동위원장과 상임위원 제도 도입 등 위원회의 대표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공공기관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려는 시도다.
통계청법 개정안은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격상되면서 기획재정부 장관(재정경제부 장관) 소속 국가통계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 국가통계데이터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권한과 기능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국가통계데이터위원장은 국무총리와 국무총리가 지명한 자가 공동으로 맡고 위원 수를 35명으로 대폭 확대하는 한편 심의·의결 사항에 통계와 공공데이터 및 민간데이터 간 연계와 협력에 관한 사항을 새롭게 넣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은 개별법률 위반행위만을 공익 신고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현행법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에 대한 신고가 공익신고로 인정받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보완할 방안으로 제출됐다. 특히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위법한 명령을 증언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 진술을 했음에도 형법에 의해 내란죄가 공익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공익신고자로 즉각적 보호를 받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법안들은 재정경제위와 정무위 소관 법률이다. 두 상임위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은 민주유공자 예우법과 관련해 “제16대 국회에서 최초 발의된 이후 20여 년간 발의와 논의가 반복되었지만 제정되지 못했고 어렵게 2024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음에도 수혜 대상 관련 사실을 왜곡하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입법이 무산된 바 있다”며 “상임위원회(정무위원회)의 직무 해태로 정상적인 절차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패스트트랙 지정 사유를 설명했다.
다른 법안에 대해서도 “해당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어 신속한 논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거나 “신속하게 논의되어야 할 해당 상임위원회(재경위)는 정부와 여당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기획재정위원회(재경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어 국회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법사위원장이 공석 중이기는 하지만 여당 간사가 대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패스트트랙을 거쳐 법사위로 올라온 법안에 대해서는 지도부에서 논의해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당론으로 올라온 법안이고 처리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에 올린 만큼 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강행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22대 국회 들어 민주당은 지난해 4월 17일에도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은행법 개정안’, ‘반도체산업 생태계 강화 및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했다. 가맹사업법과 은행법의 경우엔 법사위에 자동부의된 지난해 10월 13일이후에도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자 같은해 12월 3일에 법사위, 11일에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반도체특별법은 법사위 심사 최종일인 올해 1월 12일 이후에 본회의에 자동부의됐지만 이달 12일 여야 합의에 의해 합의안이 마련돼 본회의에 상정하지는 않았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