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집값 하락” 우세…“금리는 오를 것”
중동전쟁 등 영향, 앞으로 경기 전망 ‘비관적’
이재명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화대책 등의 영향이 소비자심리에도 본격 반영되는 흐름이다. 1년여 만에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6포인트로 지난달(108) 대비 12포인트 급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달(-16)에 이어 두달 연속 큰폭의 하락을 보였다. 아울러 절대 지수도 장기 평균(2008~2025년)인 107을 크게 밑돌았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동향조사의 주요 항목은 지수가 100을 밑돌면 가격의 하락이나 소비심리가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번달 조사결과만 놓고 보면 앞으로 1년쯤 이후 집값이 지금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등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시장에서 일부 관철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확대하고,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커지면서 주택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소비자동향조사의 주된 항목 가운데 하나인 향후경기전망지수는 89포인트로 지난달(102)에 비해 13포인트나 급락했다. 현재경기판단지수(-9)나 생활형편전망지수(-4) 등 다른 조사항목에 비해 더 하락한 셈이다. 여기에 이번달 조사에서 사실상 모든 항목이 하락한 가운데 유일하게 금리수준 전망치만 상승한 점도 집값 전망에는 부정적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달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09포인트로 지난달(105)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 6개월 가량 이후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가격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은은 다만 주택가격전망과 관련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2025년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을 밑돌았다”며 “하지만 서울 핵심지역 주택가격이 하락세지만 전국적으로는 오르는 만큼 추세적 안정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크게 떨어졌다. 이번달 CCSI는 107.0으로 지난달(112.1)보다 5.1포인트 하락했다. 비상계엄 선포 때인 2024년 12월(-12.7)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폭의 하락이다. 이 지수는 올해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1월(1.0)과 2월(1.3) 소폭 상승하다 석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지수를 구성하는 6개 항목 가운데 △향후경기전망(-13) △현재경기판단(-9) △생활형편전망(-4) △가계수입전망(-2) △현재생활형편(-2) 등 대부분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은 111로 전월과 같았다.
한편 앞으로 1년 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지난달 대비 0.1%p 상승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