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청소년 학력평가 응시 허용 판결

2026-03-27 13:00:01 게재

법원, 응시 제한 위법 판단

교육청, 10월 시범운영 검토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도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응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원이 교육청의 응시 제한을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교육 기회 보장 범위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26일 학교 밖 청소년 2명이 서울시교육감과 경기도교육감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신청 거부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응시 기회를 제한할 공익상 필요가 청소년이 입는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학교 밖 청소년을 배제한 조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교육 기회를 제한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교육청은 그동안 전국연합학력평가가 공교육 내부 평가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라는 점을 근거로 재학생만 응시 대상으로 제한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학교 밖 청소년을 전면 배제하는 방식이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하거나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교육 제도 밖에 있는 청소년의 학습권 보장을 둘러싼 기준을 재정립한 사례로 평가된다. 학교 밖 청소년이 공교육 평가 체계에서 사실상 배제돼 온 구조에 제동이 걸렸다는 의미다.

전국연합학력평가는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시행하는 시험으로 고등학교 학년별로 연 4회 실시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뿐 아니라 학업 성취도 진단과 진로 지도 자료로 활용된다.

그동안 학교 밖 청소년에게는 문제지 제공이나 상담 등 간접 지원만 이뤄졌고, 실제 시험 응시는 허용되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평가 참여 기회 자체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판결을 존중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운영 방식과 예산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이르면 올해 10월 시범 운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응시 접수 방식과 시험 관리, 예산 확보 등 실무 과제도 적지 않다. 학교 밖 청소년의 응시를 위한 별도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하고, 기존 시험 운영 방식과의 조정도 필요하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공교육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 체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한 시험 응시 허용을 넘어 학습 지원과 진로 지도까지 연계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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