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 “산재, 여전히 심각”
한보총, 안전정책 국민인식조사 정부 산재정책, 절반 이상 긍정
국민 10명 중 7명이 산업재해에 대해 여전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안전보건단체총연합회(한보총)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정부 안전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CATI(전화면접) 방식으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자는 남성 50.4%, 여성 49.6%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3.14%p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전반적인 안전수준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49.3%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조사(60.3%) 대비 11.0%p 감소한 수치로 안전에 대한 체감 인식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산업재해에 대한 인식은 여전했다. 응답자의 69.5%가 우리나라 산재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전년도(71.6%)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안전정책 분야로는 ‘건축물·교량·싱크홀 등 노후시설 안전’이 1순위(26.4%)로 꼽았고 ‘산업안전 및 재해예방’이 2순위(24.4%)를 차지했다.
산재가 줄지 않는 이유로는 ‘기업의 산재예방 노력 부족’(36.3%)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어 ‘근로자의 안전수칙 준수 부족’(22.3%), ‘정부 정책 부족’(12.5%), ‘국회의 관련 입법활동 부족’(10.2%)이 뒤를 이었다.
이와 맞물려 산재 발생 시 기업 제재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86.7%가 동의했다. 산재 감소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산재 발생 기업에 대한 경제적 제재’(22.0%)가 1순위로 꼽았고 ‘근로감독관을 통한 감독 강화’(19.2%)가 뒤를 이었다. 처벌과 감독을 병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정부의 산재예방 정책에 대해서는 54.7%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해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플랫폼 노동자 문제도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배달기사와 택배 노동자 등 플랫폼 종사자의 과로사 문제에 대해 71.0%가 심각하다고 응답해 새로운 형태의 노동위험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안전보건 정책 추진 체계에 대해서는 ‘전문성과 통일성을 위해 중앙정부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55.1%로 ‘지자체 중심 추진’(40.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산재가 감소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절반(49.0%)에 달했다. 하지만 AI가 발전해도 ‘산재 건수엔 변화가 없을 것’(15.1%), ‘산재가 되레 증가할 것’(32.7%)이라고 응답해 부정적인 전망도 절반(47.8%)으로 비슷했다.
정혜선 한보총 회장은 “산재 발생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 필요성에 86.7%가 동의한 것은 산재예방이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라는 국민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를 규제가 아닌 기업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가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국민 인식을 바탕으로 엄격한 법 집행과 실효성 있는 정책을 통해 안전한 일터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