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잠재성장률도 끌어올리나
국회예산정책처, AI 영향 반영 실질성장률 0.1%p 높여
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로 설비투자·수출 증가 이끌어
AI, 자본·노동 생산성 올려 잠재성장률도 상향조정 가능
국회예산정책처는 인공지능(AI)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잠재성장률 역시 현재까지는 1%대에 머물면서 하락세를 반등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면서도 인공지능이 자본과 노동 생산성을 높이게 되면 잠재성장률도 반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중 잠재성장률을 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30일 국회예산정책처는 ‘2026년 NABO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6개월 만에 2.0%로 0.1%p 올려 잡았다.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9월에 비해 높게 예상되는 이유로는 우선 지난해 두 번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정부투자와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꼽힌다. 또 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기계류 수입액이 증가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6개월 전의 1.7%보다 0.5%p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도 반영됐다.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 증가율 역시 AI 관련 소프트웨어 투자 확대와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확대 편성 등으로 0.2%p 늘어난 3.3%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률 상향 조정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받았다. 총수출 증가율은 AI관련 반도체 수요 확대 효과로 1.7%에서 2.5%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성장률을 오히려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 대목들도 있다. 민간소비는 실질소득 개선 효과가 유가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상쇄돼 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건설투자는 착공 부진, 미분양 누적 등으로 지난 전망(3.2%)보다 2.4%p나 더 부진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총수입 증가율은 반도체 관련 자본재 수입 물량이 늘고 있지만 중동 전쟁으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지난 전망의 2.7%에서 2.4%로 0.3%p 하향 조정됐다.
그러면서 잠재성장률은 1.8%로 6개월 전 전망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4년 2.0%에서 매년 0.1%p씩 하락하는 속도가 늦춰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한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 환경과 생산 요소들을 최대한 활용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5년 이상의 중기 시계에서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 증가율의 실적치와 전망치가 주요한 변동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6년 3월의 2026년 잠재성장률 전망치와 2025년 9월의 2026년 전망치가 차이가 없는 이유는 잠재성장률 추정 및 전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기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 총노동투입량 증가율 및 총생산자본스톡 증가율 등의 향후 5년 이내 중기 전망치가 2025년 9월과 2026년 3월 사이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의 도입과 활용,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등은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여 잠재성장률의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예산정책처는 “AI가 생산성 및 잠재성장에 미치는 기존 선행연구들은 AI의 도입과 활용으로 향후 10년간 잠재성장률이 0.9~45% 추가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은 AI가 초기균제상태에서 최종균제상태까지 이행하는 동안 잠재GDP를 4.2~12.6%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AI가 자본과 노동 등 요소생산성을 높이면서 잠재성장률을 자극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균제상태는 인구증가, 자본투입 등 경제가 장기적으로 변하지 않는 안정된 균형상태를 의미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