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양은 트럼프의 이란침공을 어떻게 볼까

2026-03-31 13:00:02 게재

핵협상 타결 직전의 이란 기습공격에 대한 국제규범 위반, 정보 왜곡과 인공지능(AI)의 침공 결정 의혹, 막대한 전쟁비용과 흔들리는 경제지표, 해외전쟁 반대를 지향하는 핵심 참모들의 사퇴와 마가(MAGA)의 분열 등 국내적 논쟁이 확산되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친미 국가들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트럼프가 지상전으로 확전과 협상 제안을 동시에 하면서 불바다가 된 이란뿐 아니라 트럼프와 네타냐후 모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의 러시아 석유 제재 완화에 최대 승자는 푸틴이라는 조롱도 난무한다. 이란의 호르무즈산 원유에 대한 위안화 결제 요구, 세계 각국에서 반미여론과 친중여론 상승에 따라 시진핑도 승자가 되어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며 러시아산 석유에 의존하는 에너지믹스에 성공한 중국으로서는 전후 경제호황이 전망될 정도다.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기습공격을 하고, 강대국 질서가 다극화되어 가는 궐위의 순간에 김정은은 어떤 생각을 할까? 노동신문과 같은 공식 매체에 나온 일부 논평 이외에는 믿을 만한 마땅한 정보가 없다. 최근에는 북 내부소식을 아는 소위 북향민도 없는 실정이다. 언론에서 현황을 논평하는 고위급 북향민 출신들도 오랫동안 북한붕괴론에 입각해 정보왜곡의 선두에 섰던 어두운 전적이 있는 인물들이 다수다. 오랫동안 북한을 연구했거나 실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들의 분석이 그나마 적중하는 편이다.

트럼프의 하노이 변덕, 김정은에게는 선물

필자는 다양한 미국과 중국의 AI를 통해 방대한 조사를 해보았다. 다수의 전문가들과 AI는 “평양 입장에서 이란은 틀렸고 김정은은 옳았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평양 입장에서 합리적 선택이다. 하노이 결렬은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준 선물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5년 이란은 세계와 핵 포기를 합의했다. 오바마는 이를 외교적 승리로 자평했다. 그러나 불과 3년 후 트럼프는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올해 들어서는 협상과정에서 기습공격까지 했다.

평양은 제네바 합의, 6자회담 공동성명, 하노이 결렬 등 북미 합의를 정권교체나 국내적 이유로 파기했다고 인식한다. 협상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를 묶어두기 위한 도구이며, 폭격과 제재로 상대방의 능력을 반복적으로 파괴한다고 보고 있다.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던 이라크의 후세인도, 핵을 포기한 리비아의 카다피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핵 포기 협상 중이던 테헤란도 불바다가 되었다. 제재를 버티며 핵을 보유한 북한은 살아남았다. 안보리에서 제재를 결의한 러시아와 중국에서 석유와 곡물, 첨단 군사기술 등이 반입되고, 코로나 이전 파견된 노동자들이 모두 귀국한 뒤 신규 노동자들이 다시 파견되었다. 김정은은 북·중·러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만약 2019년 하노이 합의가 달성되었다면 영변을 스스로 파괴하고 핵무기의 미국 이전을 완료했더라도 후속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의 기습 침공은 없었을까. 2019년 하노이에서 트럼프의 즉흥적이고 변덕스러운 합의 결렬이 2026년 이란을 보며 평양의 전략가들에게는 역설적으로 트럼프가 준 선물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을 AI의 망상이나 오인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을 줄 안다. 그러나 불바다가 된 이란을 보며 한반도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에는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다.

그래도 유일한 해법은 동결, 감축, 비핵화

이재명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그 원인으로 외교·안보 분야가 가장 높은 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평화 공존은 입구조차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이란전쟁으로 한반도의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시간에도 역내 군비경쟁은 심화되고 있으며, 북한 역시 핵을 고도화하고 있다.

전쟁의 단기적 승패를 넘어 무력충돌은 항상 제3자에게 이익을 안겨왔다. 이 대통령의 말대로 이는 엄연한 현실이다. 대화를 통한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주고받기 협상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박종철 경상국립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