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내우외환’…안에선 공천 잡음, 밖에선 여당 공세

2026-03-31 13:00:12 게재

주호영 “국가대표 빼놓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

일부 지역에선 ‘공천 헌금’ 의혹 … 당, 조사 착수

김부겸, 대구 출사표 … 국힘, 텃밭 뺏길라 속앓이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내우외환에 직면한 모습이다. 전국 곳곳에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는 ‘김부겸 출마’ 파장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2018년 지방선거 참패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31일 국민의힘에서는 공천 잡음이 여전히 잇따른다.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6선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공관위의 결정을 연일 비판하면서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태세다.

주 의원은 30일 대구 CBS 라디오 ‘류연정의 마이크온’과 채널A ‘CITY LIVE’에 출연해 “경쟁력 1·2위인 후보를 배제하는 것은 국가 대항전에 국가대표를 빼고 선수를 내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지율 1·2위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투표장에 가지 않든지 다른 당을 찍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지지층이 기권하거나 민주당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주 의원에게 컷오프를 수용해줄 것을 거듭 설득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 전 위원장에게는 현역의원이 후보가 되면서 비는 지역구에 공천해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김병욱 전 의원은 단식 8일째인 30일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다. 김 전 의원은 입원 중 SNS를 통해 “포항도, 시민도 더 튼튼해지려면 정치가 확 바뀌어야 한다. 포스코에서 내 배만 채운 정치인은 포항시장 자격이 없다”며 경선에 오른 특정후보를 겨냥했다.

일부 지역에선 공천 헌금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 마포갑 지방의원들이 당협위원장측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시당 차원의 조사와 논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마포갑 당협위원장인 조정훈 의원 측근으로 알려진 마포구의원 A씨가 지방의원들로부터 매달 20만~30만원씩 총 25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지방의원들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협운영비 명목으로 (A씨가) 매달 20만~30만원씩 받아갔으나, 이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다. 의정활동비를 사실상 강제 징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사실 확인 없이 일방적 주장만으로 의혹이 확대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당협위원장이 회비를 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내부가 뒤숭숭한 가운데 밖에서는 민주당 공세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김부겸 대구 출마’가 부담스러운 표정이다. 김 전 총리는 30일 “대구가 앞장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해 40.3%를 얻으며 선전했지만,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55.9%)에게 패했다. 2년 뒤 20대 총선에서는 대구 수성갑에서 62.3%를 얻어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37.7%)를 압도하면서 당선의 영예를 안았지만 21대 총선에서는 다시 낙선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큰 격차로 앞서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여권은 험지로 나간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형 지역개발 공약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이재명정부의 임기는 4년이나 더 남았다. 저 김부겸이 시장이 돼야 정부·여당의 지원을 요구할 명분이 생긴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총리의 약진에 속앓이 하는 모습이다. 만의 하나 국민의힘이 대구까지 뺏기면 국민의힘은 ‘TK 정당’이란 비야냥조차 듣기 어렵게 된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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