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반대’ 국민의힘…‘절윤’ 기회 또 놓치나

2026-04-01 10:49:59 게재

개헌안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포함돼

장동혁 “지방선거 앞 민생 시급, 시기 부적절”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추진되고 있는 개헌 논의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시기 부적절’ 등을 이유로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개헌안에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요건이 포함되는 만큼 개헌 찬성은 ‘윤 어게인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행보로 읽힐 수 있다. 여러 차례 쇄신 기회를 놓치며 보수 민심으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번 개헌을 ‘절윤’의 마지막 기회로 삼을지는 미지수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도해 성안한 이번 개헌안에는 대통령의 자의적 계엄권 행사를 헌법적으로 차단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경우 지체 없이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했으며, 승인이 부결되거나 선포 후 48시간 이내에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계엄은 즉시 무효가 된다. 또한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때에도 즉시 효력이 상실되도록 명시했다.

6.3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을 적극 추진 중인 우 의장은 지난달 31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우 의장은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승인권 강화가 국민의힘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했던 비상계엄과 선을 긋는 모양새로 보이지 않겠느냐”며 장 대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장 면담 위해 의장실 향하는 장동혁 대표
국회의장 면담 위해 의장실 향하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면담하기 위해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그러나 장 대표는 시기상조론과 정략적 의구심을 제기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회동 후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60여일 앞둔 시점에서 지역 일꾼을 뽑는 국면에 개헌 논의에 불을 붙이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중동 전쟁 여파로 추경까지 논의되는 민생이 시급한 시점에 모든 논의를 제쳐두고 개헌 이슈로 갈아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급하게 원포인트 개헌을 밀어붙이는 것이 혹시나 헌법 부칙을 개정해, 다음번 통치 구조를 바꾸며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으로 가기 위한 전 단계가 아니냐는 의심도 받게 될 수밖에 없다”며 경계했다.

이러한 태도는 ‘절윤’의 골든타임 때마다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던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지난해 12월 3일 당 대표 취임 100일과 비상계엄 사태 1년에 맞춰 ‘계엄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입장을 내야 한다는 요구가 컸지만 장 대표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 대신 SNS를 통해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선 비극”이라고 규정하고 “계엄과 탄핵으로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만 했다.

지난 2월 윤 전 대통령의 내란죄 1심 무기징역 선고 직후에도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아직 1심 판결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그러면서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이 절연해야 할 대상”이라고 되받았다.

지난 3월 9일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촉구하는 결의문이 채택됐음에도 장 대표의 입장이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절윤’하지 못한 채 지방선거를 맞이할 경우 민심의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당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3월 31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국회의장이 개헌과 관련돼서 5.18 정신, 계엄 요건 강화, 지방분권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 세 가지 어느 하나 저희 당이 반대할 것이 없다”면서 “국민에게 국민의힘이 계엄 반대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개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된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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