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정책 ‘중앙 설계·지방 집행’ 구조 끝내야”
고용정보원 ‘지역고용 활성화 포럼' … “‘중앙 지원-지역 주도’로 전환”
지역이 스스로 일자리 정책을 설계하고 책임지는 ‘지역주도 고용정책’ 전환 논의가 본격화됐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지역고용학회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지역주도 고용정책을 위한 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2026년 지역고용 활성화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에서 지역소멸 위기와 산업구조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기존 고용정책의 한계를 짚고 지역주도 고용정책 실현을 위한 입법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논의했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고용활성화법 입법과 이행과제’ 기조강연에서 “지역고용활성화법은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니라 고용정책 운영방식 자체를 바꾸는 구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고용정책은 중앙정부가 설계하고 지방은 집행하는 방식이다. 지역고용활성화법이 제정되면 ‘중앙 지원-지역 주도’ 체계로 전환돼 지방정부가 직접 고용전략을 수립·추진하게 된다.
윤 교수는 특히 “지역별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특성을 반영한 정책 설계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정책의 공간적 전환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고용정책을 산업·교육·정주환경과 결합한 통합 정책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율계정·기초이음·광역이음으로 이어지는 정책 체계를 제시했다. ‘자율계정’은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사업을 설계하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인력양성, 창업, 청년 정착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합 설계할 수 있다.
지자체 간 협력 모델도 확대된다. 기초이음은 인접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해 생활권 단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이다. 광역이음은 반도체·바이오·수소 등 전략산업 중심으로 인력양성과 산업정책을 결합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고용 둔화 지역에는 ‘버팀이음’ 사업을 통해 주거비·교통비·돌봄 등 ‘사회임금’ 형태 지원도 병행된다. 이에 따라 성과지표도 단순 취업자 수 중심에서 △고용유지율 △임금 수준 △지역정착률 △기업 수요 반영도 등을 반영하고 이를 예산 배분과 연계하는 구조로 개편 필요성을 제시했다.
다만 과제로 △지방정부 자율성과 중앙 통제 간 균형 △지역 간 역량 격차 확대 △형식적 거버넌스 운영 △부처 간 칸막이 문제 등을 제기했다.
특히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 기존 기구를 단순 심의기구에서 ‘지역 고용전략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거버넌스 개편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지역고용활성화법은 국가 성장 전략을 지역에서 다시 설계하는 법”이라며 “성공 여부는 지역의 거버넌스와 실행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배규식 지역혁신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다. 박성익 경성대 교수, 이상호 고용정보원 실장, 고영우 한국노동연구원 박사가 토론자로 참여하고 제주·부산·충북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 지역 현장 목소리도 반영됐다.
이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축사에서 “지방시대 정책의 성패는 ‘양질의 일자리’에 달려 있다”며 “지역 스스로가 인재를 키우고 기업이 머물 수 있는 자생적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감독 권한의 일부가 지역으로 이양된 것은 지방분권의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여기에 지역고용활성화법까지 온전히 제정된다면 지역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부터 고용안정, 노동권 보호까지 직접 주도하고 책임지는 지역 일자리 분권이 마침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