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의 교훈…‘부동산 민심’ 쟁탈전 나선 여야

2026-04-02 13:00:02 게재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평가 … 5년 만에 정권교체 초래

이 대통령, ‘투기와의 전쟁’ 선포 … ‘부동산 정책 잘한다’ 51%

국힘, 뒤늦게 참전 … 1호 공약으로 ‘수도권 반값 전세’ 내걸어

2022년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5년 만에 정권이 바뀐 첫 사례였다. 이전에는 노태우-김영삼, 김대중-노무현, 이명박-박근혜 식으로 정권교체 주기가 10년이었지만, 문재인정부만 10년 주기설을 지키지 못했다. 민심은 왜 문재인정부를 심판했을까. 부동산정책 실패가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머리 맞댄 장동혁·송언석·정점식·조정훈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이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아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장 대표, 조정훈 마포구갑 의원. 연합뉴스

문재인정부는 임기 중 무려 25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규제와 공급을 망라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임기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두 배(84.3%) 가까이 급등했다. 강남은 122.0% 폭등했다.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던 문재인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역설적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문재인정부 부동산 대책은 25전 25패했다는 조롱까지 나왔다.

결국 부동산 민심은 대선 결과를 흔들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에서 51.2%를 얻어 이재명 민주당 후보(45.8%)를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섰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성난 서울 표심이 민주당 후보를 외면한 것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는 2022년 20대 대선 승패를 좌우했던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수를 쳤다. 임기 초부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강조했다. 특히 SNS를 통해 여론전을 능수능란하게 펼치며 부동산 투기세력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 정상화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지난달 24일) “청와대는 다주택 공직자에게 집을 팔아라 말아라 하지 않는다. 정부는 세제, 금융, 규제 권한 행사만으로도 충분히 집값 안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달 28일)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에 따른 세금 감면은 타당하지 않다”(1일) 등 연일 ‘부동산 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심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한국갤럽(3월 24~26일,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국정 분야별 평가 결과, 부동산 정책은 ‘잘한다’ 51%, ‘잘못한다’ 27%란 성적표를 받았다. ‘잘한다’는 평가는 지난해 12월 조사(24%)보다 급등한 수치다. 한국갤럽은 “(긍정평가 급등은) 대통령의 거듭된 부동산 정상화 의지 표명에 유권자들이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1야당 국민의힘도 부동산 민심 잡기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1일 “이재명정부의 망국적 부동산 실패로 고통 받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사다리를 복원하고, 국가적 재앙인 저출생 문제를 주거 혁신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며 지방선거 1호 공약으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마포 아파트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선거는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는 선거”라며 “이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곤 SNS에 글 써서 (부동산 문제를) 얄팍하게 심리전으로 풀어가는 것뿐이다. 부동산 정책이 망하는 길로만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전월세 시장이 불안정한 점을 겨냥해 부동산 민심을 야당으로 돌리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장 대표는 △수도권 ‘반값 전세’ 도입(주변 가격의 50%로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는 ‘반값 전세’를 서울시에서 우선 추진하고 이른 시일 내 수도권 전역 확대) △출산 연동형 주거자금 대출(2억원 한도 내에서 초저금리 주거자금 대출 지원, 자녀 1명 출산 시 이자 전액 감면, 자녀 2명 출산 시 원금의 3분의 1, 자녀 3명 출산 시 원금의 3분의 2, 자녀 4명 출산 시 원금 전액 면제) △월세 세액공제 실효적 확대 등을 내걸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일 “이 대통령이 SNS를 유효적절하게 활용해 부동산 민심을 우호적으로 이끌고 있지만, 전월세 가격 상승을 비롯해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방선거 앞두고 역풍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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