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가치 있나”…29%만 긍정

2026-04-02 13:00:01 게재

미국민, 트럼프 군통수권자 평가 역대 최저 … 휘발유 4달러 돌파에 민심 이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 도중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략에 대해 미국 국민 3분의 1만이 “명확한 계획이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SSRS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1일(현지시간) 밤 예정된 백악관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깊은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지지율은 전쟁 시작 이후 34%로 7%포인트 하락한 반면, 반대는 66%로 늘었다. 특히 강한 반대는 43%로 12%포인트나 치솟았다. 응답자의 71%는 추가 군사 행동을 위한 2,000억 달러 지출에 반대했고, 68%는 지상군 투입도 원하지 않았다. 장기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부분의 미국인은 개입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파별 입장 차이는 뚜렷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감지된다. 민주당의 94%, 무당층의 74%가 군사 행동에 반대했으며, 공화당에서도 28%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MAGA 지지층에서조차 반대(32%)가 찬성(25%)을 앞질렀고, 비MAGA 공화당원은 56%가 반대했다. 45세 이상 공화당원이 젊은 층보다 트럼프의 군사 행동을 강하게 지지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일부 MAGA 인사들이 전쟁을 공개 비판하는 상황에서도, MAGA 지지층은 다른 공화당 성향 유권자보다 트럼프가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믿을 가능성이 40%포인트나 높아 여전히 핵심 지지 기반임을 확인시켜줬다.

회의론의 뿌리는 전쟁 명분 자체에 대한 불신이다. 이란 전쟁이 미국인의 생명과 재정 부담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29%에 그쳤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초기 59%가 “가치 있다”고 답했던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트럼프의 이란 대응 지지율(33%)은 전체 국정 지지율(35%)과 외교 정책 지지율(36%)을 밑돌고, 군 통수권자 평가도 1월 대비 8%포인트 하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 아래로 떨어졌다. 마코 루비오 장관(41%)과 피트 헤그세스 장관(35%)은 트럼프보다 다소 높은 직무 지지율을 기록했다.

응답자의 60%는 트럼프가 미국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확대하려 한다고 봤다. 이란 전쟁을 미국의 최우선 문제로 꼽은 비율은 13%로, 외교 이슈치고는 적지 않은 수치지만 경제 문제(40%)와의 격차는 여전히 컸다. 두 문제가 맞닿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이다호주의 한 공화당 여성 응답자의 말이 민심을 압축한다. “우리는 참여하지 말았어야 할 전쟁에 발을 들였고, 경제는 무너지고 있다.”

전황은 계속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중동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이어갔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군은 전쟁 중 1만3000여회 출격으로 1만2000여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란 선박 155척 이상이 파괴되거나 손상됐으며, 세 번째 미 항모전단도 1일 중동으로 출항했다. 지금까지 5000명 이상이 숨졌고, 그 중 4분의 3이 이란 측 피해다. 레바논에서도 1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의 경제적 충격도 거세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1일 전국 평균 4.06달러로 갤런당 4달러를 돌파했고,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정치적 부담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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