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요소수 기술 담합’…역외적용·합의 쟁점
공정위 상대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3년째
저감장치 설정 ‘옵션 vs 선택 제한’ 공방
독일 완성차 업체들의 ‘요소수 기술 담합’ 의혹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담합의 실체와 국내 공정거래법 적용 가능성을 핵심 쟁점으로 제시하며 막바지 심리에 들어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6-2부(최항석 부장판사)는 1일 아우디 악티엔게젤샤프트(아우디 본사)와 폭스바겐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청구 소송 변론기일을 열고 주요 쟁점을 정리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 15일 양측의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 뒤 변론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2023년 2월의 공정위 제재다. 공정위는 당시 아우디·폭스바겐·벤츠·BMW 등 4개 회사가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장치(SCR) 개발 과정에서 요소수 분사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공동 설정한 행위를 ‘상품 제한 담합’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42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06년 독일에서 열린 기술회의 등을 통해 ‘질소산화물(NOx)을 항상 최대치로 줄일 필요는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일정 조건에서 요소수 분사량을 줄이는 이중 분사 방식(피드포워드 모드)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요소수 소비를 줄여 주행 편의성을 높이려는 목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배출가스 저감 성능 경쟁을 제한했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그러자 아우디 등은 “기술 선택의 자율적 논의일 뿐 담합이 아니다”며 같은 해 5월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변론의 쟁점은 SCR 전환 조건 합의 존재 여부와 해당 합의가 경쟁을 제한한 것인지, 해외에서 이뤄진 행위에 대한 국내법 적용(역외 적용) 여부 등이다.
아우디측은 이날 “SCR 소프트웨어에 특정 조건을 선택지로 포함하는 논의는 있었지만, 이를 실제 적용하도록 강제한 합의는 없었다”며 “각 제조사가 독자적으로 기술을 선택했을 뿐 경쟁 제한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논의가 유럽 배출가스 규제 대응 과정에서 이뤄졌고, 한국 시장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역외 적용의 위법성을 제기했다.
반면 공정위측은 “전환 조건 도입 자체를 사전에 합의한 것이 문제”라며 “실제 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기술 선택 범위를 제한한 것만으로 경쟁 제한성이 인정된다”고 맞섰다. 이는 회의록과 내부 자료 등을 통해 입증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합의가 단순히 선택 가능한 옵션을 마련한 것인지, 실제 차량에 적용하도록 한 것인지 명확히 특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양측에 기술적 쟁점과 법리적 입장을 추가로 정리한 서면을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