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특수 겨냥 세계 방산업계 각축전

2026-04-03 13:00:01 게재

미국 록히드마틴부터 유럽 스타트업까지

재고보충 수혜 기대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토머스 허드너가 지난 3월 21일 비공개 해역에서 이란 전쟁 관련 ‘에픽 퓨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문과 매출이 급증했던 방산업계가 중동 전쟁을 계기로 또 한번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급격히 줄어든 무기 비축분을 다시 채우기 위해 대규모 국방비 집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회계연도 국방비로 1조5000억달러를 의회에 요청할 예정이며, 미 국방부는 이란 전쟁 비용 충당을 위해 2000억달러 추가 예산도 요구한 상태다. 중동 전쟁으로 RTX와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미국의 핵심 미사일·방공체계 재고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미국은 연합군과 함께 전쟁 첫 16일 동안 260억달러어치에 달하는 1만1200발 이상의 탄약을 소모했다. 여기에는 RTX의 패트리엇 방어체계 1200기 이상,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 수백기, 록히드마틴의 사드 요격미사일 300기 이상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모 규모가 중국의 대만 위협 억제를 위해서도 필요한 전력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수혜 후보로는 RTX,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루먼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전쟁 발발 이후 미 국무부가 승인한 165억달러 규모의 대걸프 해외군사판매에서 핵심 공급업체가 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보잉이 패트리엇 PAC-3 미사일용 탐색기 센서 생산을 7년 기본계약 아래 3배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수혜는 대형 업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패트리엇은 1기 가격이 300만달러를 넘고 생산에도 수개월이 걸린다. 이 때문에 각국은 값싼 드론 위협에 대응할 더 저렴한 대안을 찾고 있다. 한국의 LIG넥스원은 패트리엇보다 저렴한 중거리 방공체계 천궁-II를 앞세워 대표 수혜 기업으로 부상했다. 천궁-II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UAE에 판매됐고, 회사 주가는 이란 전쟁 초기 40% 넘게 뛰었다.

이스라엘의 엘빗시스템즈에도 자금이 몰렸다. 이 회사는 텔아비브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 방산업체로 올라섰고, 이스라엘 정부는 국방예산 확대와 함께 엘빗에 155㎜ 포탄 공급 계약을 맡겼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스펙트르웍스는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역설계한 저가형 공격 드론 ‘루카스’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로바이런먼트, 언유주얼 머신스 등 드론 업체 주가도 최근 급등했다.

미 공군과 국방부 산하 방위혁신단은 순항미사일의 저가 대체체계인 ‘프랭클린’을 개발 중이다.

유럽에서도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시스템스, 유럽 대표 미사일업체 MBDA 등이 저가형 방공·대드론 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스타트업들도 중동 각국과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제 생산 확대를 위해선 예산 약속이 아니라 확정 발주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이주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