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24시간…미-이란, 정면충돌 위험 증폭

2026-04-07 13:00:19 게재

트럼프 “전역의 교량·발전소 완전 파괴”

이란 “휴전 거부” 군사적 대응의지 천명

트럼프 대통령이 못 박은 협상 시한이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면서 중동전쟁이 폭발 직전의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과 이란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군사적 압박과 강경 대응방침을 밝혀 전면 충돌 위험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4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 최종시한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4시간 동안 이란 전역의 교량과 발전소를 집중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한 파괴가 이뤄질 것”이라며 “하룻밤이면 이란 전역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민간 인프라 타격에 따른 국제법 논란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

이란군은 즉각 반발했다.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망상에 사로잡힌 미국 대통령의 무례하고 오만한 수사”라고 일축했다. 이어 “이러한 위협은 이슬람 전사들이 미국과 시온주의 적에 맞서 벌이는 공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군사적 대응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란 지도부 역시 강경 메시지를 이어갔다. 이란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혁명수비대 정보수장 암살 사건을 규탄하며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암살과 범죄가 우리의 행보를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 국면에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보복의지를 지속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재국들은 이집트·파키스탄· 튀르키예 등이 마련한 ‘45일 휴전안’을 토대로 긴장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영구적 종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군사행동 전면 중단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행 체계 구축 등을 포함한 10개항을 제안하며 “일시적 휴전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충돌의 핵심축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와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돼야 한다”며 해협 개방을 사실상 전쟁 종료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를 “매우 큰 우선순위”라고 강조하며 군사적 성과보다 해상 교통 정상화를 전략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란은 해협 통제권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며 맞서고 있다. 부분적 개방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전면 개방 요구에는 응하지 않는 태도다. 또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부과와 새로운 항행 질서 구축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이후에도 해상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계산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이 ‘군사적 승리와 전략적 부담’이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라고 분석한다. 미국이 인프라 타격으로 단기적 우위를 확보하더라도 호르무즈 봉쇄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면서 전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국제유가 상승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으며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군사적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미국은 이란 전력을 상당 부분 무력화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미 공군 F-15E 전투기 격추 사례에서 보듯 이란의 방어 능력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이란 인프라 공격이 현실화하면 이란도 강력한 보복으로 맞설 공산이 크다.

남은 시간은 채 하루가 되지 않는다. 이 짧은 시한이 종전과 확전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