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 “중동전쟁 장기화땐 인플레·금리 상승”
대출심사 기준 느슨해져
사모신용 부실도 경계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중동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고,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시장도 한층 더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주주서한에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추가 충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금리 인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이먼은 서한에서 “파티의 불청객은 2026년이 될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오르는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금리는 오르고 자산 가격은 떨어질 수 있다”고 썼다.
70세인 다이먼은 1970년대와 1980년대 급격한 유가 상승이 대형 경기침체를 촉발하는 데 일조했다고도 짚었다. 다만 그는 오늘날 미국 경제는 당시와 같은 충격에는 과거보다 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다이먼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을 포함한 세계 강대국 간 분쟁의 결과는, 그 분쟁이 초래할 금융·경제적 영향보다 지정학적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이란 정권이 수년간 테러를 조장하고 미국인을 포함한 수천명, 그리고 자국민 다수를 살해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그 위협은 적절한 방식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다이먼의 연례 주주서한은 그가 2000년대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후 하나의 전통이 됐다. 그는 해마다 JP모건의 실적 설명을 넘어 지정학과 사회경제 전반에 대한 견해를 내놓아 왔고, 자신이 보기에 충분히 주목받지 못한 경제 및 세계의 위험 요인들을 자주 경고해 왔다.
그는 유럽연합(EU)이 어떤 방향으로 개혁해야 하는지 조언했고, 미국 공교육 시스템을 개선할 방안도 제시했다. 또 높은 세금이 뉴욕 같은 도시에서 인구 유출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뉴욕이 여전히 JP모건 본사 소재지이기는 하지만, 은행은 현지 인력을 줄여 왔다며 어떤 도시도 “늘 성공할 신성한 권리”를 가진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올해 서한에도 월가에 관한 언급은 적지 않았다. JP모건은 현재 사모신용 시장의 재평가 한복판에 서 있으며, 다이먼은 경기 하강 국면이 오면 대부분의 고위험 신용자산이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대출기관의 인수심사 기준이 느슨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사모신용 펀드들이 개인투자자에게 투자 상품을 판매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지금보다 “더 큰 투명성”과 “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이먼은 “신용을 공급하는 모든 이가 반드시 그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플레이어가 많고, 일부 신용 공급자들이 다른 곳보다 훨씬 더 형편없이 일을 할 것이라는 점은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모펀드 업계도 겨냥했다. 그는 “최근 수개월간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있었는데도, 약 1만3000개 기업을 보유한 사모펀드 회사들이 양호한 시장 여건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유 기업을 상장하지 않은 것은 다소 놀랍다”며 호황일 때 IPO로 출구를 찾지 않은 사모펀드들이 약세장에서 발이 묶이면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