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인다”…백악관 상황실에서 시작된 중동 전쟁 막전막후
발언하는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
NYT “네타냐후 브리핑, 트럼프 결심 굳힌 결정적 장면”
CIA “체제교체는 익살극”…정보·군부 신중론과 충돌
밴스의 고립된 반대 “재앙적 전쟁”…호르무즈 리스크 경고
에어포스원 최종 명령 “중단 없다”…이미 끝난 내부 논쟁
2026년 2월 11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
검은색 SUV가 정문을 통과해 조용히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인물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기자들의 플래시는 없었고, 공식 환영 행사도 없었다. 그는 곧장 건물 내부로 안내됐다.
그날 회의는 처음부터 비정상적이었다. 장소는 ‘상황실’. 외국 정상과의 회의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공간이다. 참석자도 극도로 제한됐다. 부통령 JD 밴스는 해외 일정으로 자리에 없었고, 일부 내각 인사들은 회의 자체를 알지 못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월 7일 보도에서 이 장면을 “전쟁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 순간”으로 묘사했다.
회의실 안, 긴 마호가니 테이블.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적인 상석이 아니라 벽면 대형 스크린 앞에 앉았다. 그 맞은편에 네타냐후가 자리 잡았다. 그의 뒤 스크린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수장과 군 관계자들이 연결돼 있었다. 마치 전시 지휘본부 같은 연출이었다.
그리고 브리핑이 시작됐다.
네타냐후의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했다.
“지금이 기회다.”
그는 이란을 ‘붕괴 직전의 체제’로 묘사했다.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몇 주 안에 파괴 가능하다”고 했고, 정권은 이미 약화돼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강경 대응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이란 내부 상황을 강조했다.
“거리 시위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스라엘 정보에 따르면 내부 불만이 누적돼 있으며, 외부의 강력한 공습이 결합되면 반정부 봉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브리핑 도중, 짧은 영상이 상영됐다.
이란 정권 붕괴 이후를 대비한 ‘차기 지도자 후보들’이었다. 그중에는 마지막 샤의 아들 레자 팔라비도 포함돼 있었다.
이는 단순한 군사작전이 아니라 ‘체제 교체’까지 염두에 둔 구상이었다.
회의실의 공기는 점점 기울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좋아 보인다(Sounds good to me).”
NYT는 이 한 문장이 “사실상의 승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또 다른 회의는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는 미국 측만 참석했다. CIA, 군 수뇌부, 국가안보팀이 모두 모였다.
정보당국은 네타냐후의 계획을 네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① 최고지도자 제거
② 군사력 무력화
③ 내부 봉기
④ 체제 교체
결론은 냉정했다.
첫째와 둘째는 “가능하다.”
셋째와 넷째는 “현실성이 없다.”
CIA 국장 존 래클리프는 체제 교체 시나리오를 단 한 단어로 정리했다.
“익살극(farcical).”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곧바로 받아쳤다.
“그건 개소리라는 거군요.”
군 수뇌부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합참의장 댄 케인 장군은 “이스라엘은 계획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회의실 분위기는 전날과 정반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 교체라는 목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신 목표를 재정의했다.
“지도부 제거, 그리고 군사력 파괴.”
그는 말했다.
“체제 교체는 그들의 문제다.”
이 발언은 결정적이었다.
정보당국이 반대한 부분은 버리고, 실행 가능한 부분만 남긴 것이다.
전쟁은 ‘축소된 목표’로 다시 설계됐다.
백악관 내부의 균열도 점점 선명해졌다.
가장 강하게 반대한 인물은 JD 밴스 부통령이었다.
그는 이 전쟁을 “자원의 엄청난 분산”이라고 표현했다.
“이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일이다.”
“전쟁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는 특히 ‘그 다음’을 집요하게 물었다.
“그 다음엔 어떻게 되는가?”
이 질문은 합참의장 케인 장군도 반복했다.
전쟁은 시작보다 끝이 더 문제라는 의미였다.
밴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가장 큰 변수로 봤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면, 글로벌 석유 공급이 차단되고 미국 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정치적 후폭풍도 경고했다.
“이건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다른 참모들은 반대하지 않았다.
전쟁부(국방부)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오히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루비오는 조건부 지지로 돌아섰다.
“목표가 체제 교체라면 안 된다.
하지만 미사일 프로그램 제거라면 가능하다.”
NYT는 이 장면을 이렇게 정리한다.
“결국 모두가 대통령의 본능에 굴복했다.”
2월 말,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다.
이란 최고지도부가 한 장소에 모일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였다.
일종의 ‘결정적 기회’였다.
동시에 외교 채널도 마지막으로 가동됐다.
트럼프 측 특사들은 제네바에서 이란과 접촉했다. 핵연료 제공까지 제안하며 협상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라며 거부했다.
협상의 문은 사실상 닫혔다.
결정의 날, 2월 26일.
마지막 상황실 회의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이블을 한 바퀴 돌며 모든 사람의 의견을 물었다.
밴스는 말했다.
“이건 나쁜 생각입니다. 하지만 결정하신다면 따르겠습니다.”
그는 이미 패배를 직감하고 있었다.
참모들은 각자의 입장을 말했다. 그러나 누구도 대통령을 막지는 않았다.
그리고 트럼프가 입을 열었다.
“내 생각에 우리는 이 일을 해야 한다.”
이유는 명확했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할 수 없다.”
다음 날, 에어포스원 기내.
합참의장이 제시한 ‘결정 시한’이 다가오고 있었다.
남은 시간 22분.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명령을 내렸다.
“작전 승인. 중단은 없다. 행운을 빈다.”
전쟁은 그렇게 시작됐다.
NYT는 이 과정을 “대통령의 본능, 정보기관의 회의, 그리고 내부 균열이 교차한 결정”으로 평가했다.
체제 교체라는 거대한 목표는 정보당국에 의해 부정됐다.
그러나 전쟁 자체는 멈추지 않았다.
남은 것은 단 하나였다.
“가능한 목표만 남긴 전쟁.”
그리고 그 시작은, 상황실에서의 짧은 한 문장이었다.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