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대응’ 형사법관 지원하나

2026-04-10 13:00:08 게재

법원행정처, 전국 법원 수석부장판사 간담회서 논의

변호인 선임 지원·부당소송 지원 내규 개정 등 제안

대법원이 법왜곡죄 도입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을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전국 법원장들에 이어 전국법원 수석부장판사들도 법왜곡죄 도입에 따라 위축될 소지가 있는 형사법관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9일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 주재로 전국 수석부장판사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각급 법원 수석부장판사 등 총 33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법왜곡죄 도입 이후 형사법관들이 위축되지 않고 재판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법왜곡죄는 판·검사나 경찰 수사관 등이 형사 사건에서 법을 왜곡해 적용하면 10년 이하 징역과 10년 이하 자격 정지에 처하는 것이다. 법원 내부에서는 지난달 법왜곡죄가 시행되며 판결 내용 등을 둘러싼 고소·고발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형사재판부 기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형사법관이 고소·고발을 당했을 때 변호인 선임을 지원하고,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두는 방안이 논의됐다. 또 비슷한 사례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마련하고, 부당한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지원 기준을 정비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이 검토됐다.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인사말에서 사법권 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법부는 법치주의의 최후의 보루로서 재판의 독립을 수호해야 한다”며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과 법원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수석부장판사들이 일선 재판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 국민 기대에 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전국법원장들도 형사 법관에 대한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12일 간담회를 가졌던 전국 법원장들도 형사 법관들이 위축을 겪을 것이라고 보고 △법관 보호를 통한 재판독립을 도모할 위원회 신설 △형사 법관에 대한 신상정보 보호 강화 △피고발된 법관을 지원할 예산 확충 △수사 등 진행 단계별 형사법관 지원 매뉴얼 제작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전국 수석부장판사 간담회는 법원의 최고참급 부장판사인 수석부장판사들이 한데 모이는 유일한 행사다. 수석부장판사는 각급 법원에서 법원장을 보좌하며 사무 분담, 사건 배당, 재판부 운영 등 실무 전반을 총괄하는 보직이다. 전국 수석부장 간담회는 매년 3월 열리던 행사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기 법원행정처가 일선 재판에 관여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2019년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기 폐지됐으나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이후 2024년 5년 만에 부활했다.

한편 법원행정처가 재판소원 시행 대응을 위해 구성한 ‘재판소원 후속조치 연구반’은 이규홍(사법연수원 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반장을 맡아 이끌게 됐다.

이 부장판사는 2007년 2월부터 2년간 헌법연구관으로 헌재에 파견된 경력이 있으며 사법연수원 교수,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도 지냈다.

연구반은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일선 법원 판사들을 포함해 10여명 규모로 꾸려졌다. 6개월가량 활동해 올해 안에 연구 결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헌재에서 재판소원을 인용하면 향후 어떤 절차를 거쳐 재판을 진행할지, 확정된 재판을 전제로 행해진 집행의 효력은 어떻게 되는지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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