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조류·조력 발전 적극 검토하자

2026-04-15 13:00:04 게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란 전쟁은 에너지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케 한다. 비록 먼 곳에서 벌어진 전쟁이지만 그 여파로 우리 국민들은 일상 생활에서 애꿎은 고통을 고스란히 당하고 있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간절한 에너지 자립은 정녕 이뤄지기 어려운 꿈인가.

에너지 자립과 관련해 여러 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자는 뒤늦은 자성과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지만 조류 발전과 조력 발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도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6일 발표한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에도 이들 발전 방식은 전혀 언급조차 없다.

조류 발전과 조력 발전(이하 두 발전)은 모두 바닷물의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다. 조류 발전은 바닷물의 유속이 빠른 곳에 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이며, 조력 발전은 밀물 때 들어오는 바닷물을 가두는 방조제를 건설해 낙차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조류 발전의 유망 수역은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이 벌어진 전남 해남 울돌목이 첫손에 꼽힌다. 조력 발전은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대표적이다. 과거 악취를 내며 썩어가는 시화호를 환경정화 차원에서 발전 시설을 설치했는데, 이 시설이 세계 최대규모라는 사실을 아는 일반인은 많지 않다.

시화호 조력발전은 세계 최대 규모

두 발전 방식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드문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이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지역이다.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도 나름의 장점이 있겠지만 자연이 준 이런 혜택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 이것이 두 발전 방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둘째로, 두 발전은 재생 에너지 발전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발전의 불규칙성’이 거의 없다. 두 발전은 달의 인력에 의한 조석 현상이라는 자연현상을 이용하므로 1년 365일, 1분 단위로 발전량을 예측할 수 있다. 반면 태양광은 밤에 멈추고 흐린 날은 급격히 줄어들며, 풍력은 바람이 멎으면 무용지물이다. 발전량이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반면 두 발전은 다른 재생에너지 발전의 약점을 보완하며, 나아가 이러한 ‘확정적 에너지’는 전력망 안정화에 투입되는 수조 원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안정성을 제공해 준다.

셋째, 이들 두 발전의 유망수역은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풍력 발전 수역과 상당 부분 겹치고 있다. 서해안 등에 대량 설치될 풍력·태양광 발전 설비를 조류·조력 발전과 적절히 배치한다면, 앞서 언급한 에너지저장장치 비용 절감은 물론 규모의 경제로 발전 단가를 상당히 낮출 수 있다.

넷째, 두 발전 방식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은 국내 기업 주도로 2011년에 완공됐다. 또 조류 발전도 2009년 우리나라 최초의 조류발전소인 ‘울돌목 시험조류발전소’가 건설됐으며, 2023년 6월 이후 3개월 동안 38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약 36MWh의 전기를 생산한 바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따르면 조류 발전은 신재생 에너지 인증서를 받을 정도로 기술적 성숙도도 높다.

두 발전 방식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환경 파괴 주장과 집단 민원을 예상할 수 있다. 조류 발전은 해류에 발전 수차를 담그는 방식이어서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력 발전은 거대한 방조제를 만들어야 하므로 갯벌 파괴 논란이 뒤따른다. 그렇지만 이미 방조제 공사를 마쳐 호수가 조성된 부남호, 화성호 등에서는 시화호와 새만금 경우처럼 공사비 축소와 집단 민원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 자연이 우리에게 안겨준 잠재적 재생에너지 발전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이다.

잠재적 재생에너지 발전 적극 추진해야

그동안 우리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9.2%에 머물고 있다. 유럽연합(EU)이 44%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표다. 이제라도 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이란 전쟁 기간 유조선 한 척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여부에 일희일비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자원 안보에서 매우 취약한 상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성걸

동아시아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