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선거보다 뜨거운 부산 북갑 보선…3대 변수는
① 무소속 한동훈 파괴력 있나 … “새 정치 기대감” “선거와 콘서트 달라”
② 국힘, 무공천? 공천? … “양쪽 모두 출마하면 공멸” “저격수 공천해야”
③ 민주, ‘하정우 카드’ 선호 … 하 수석 1순위 영입 대상이지만 확답 미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산시장에 도전하면서 재보선이 치러지는 부산 북갑이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보다 핫(hot)하다는 관전평까지 나온다. △범보수 차기주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생존 △국민의힘의 ‘저격 공천’ △하정우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의 출마 등 흥행 요소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북갑에 짐 푼 한동훈 = 한 전 대표는 14일 부산 북구 만덕2동에 전입신고를 하면서 북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전국을 돌며 출마 지역을 검토한 끝에 북구에 짐을 푼 것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던 대구 수성갑도 한때 후보군으로 꼽혔지만, 주호영 의원이 무소속 출마 결정을 미루면서 불발됐다. 한 전 대표는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새로운 정치, 보수재건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고 자신했지만, 실제 ‘한동훈 바람’이 불지 여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국민의힘 주류쪽 인사는 14일 “한 전 대표는 부산과 아무 연고가 없다. 더욱이 무소속 출마다. 언론에서 집중 조명해주니 바람이 부는 듯싶겠지만, 한계가 뚜렷할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선거와 체육관에 열성지지자 1만명 모아놓고 콘서트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한 전 대표가 오만하게 표심을 계산하고 있다”며 비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친한계(한동훈) 생각은 다르다. 보수의 변화를 바라는 보수층은 물론 새 정치를 원하는 중도층·진보층에서도 ‘한동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본다. 한 전 대표가 가는 곳마다 구름 인파가 몰리는 건 그런 기대감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한 전 대표가 무소속·무연고의 한계를 딛고 당선된다면 지방선거 뒤 보수재편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복당과 전당대회·대선 도전에도 청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낙선한다면 2023년 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저격수 찾는 국민의힘 =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 출마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 또 다시 분열 양상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 당선을 위해 무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당 주류측에서는 “무조건 공천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부산 중진인 김도읍 의원은 “우리 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것도 방법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앞서 북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도 무공천을 주장했다.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가 모두 출마하면 둘 다 낙선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류측 생각은 다르다. 제1야당이 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출마자를 위해 무공천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무공천 주장은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주류 일각에선 ‘한동훈 저격수’를 내보내자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보다 한 전 대표 낙선에 우선순위를 두는 고민이다.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왔던 주류 인사들이 ‘저격수’로 거론된다.
만약 주류 생각대로 ‘한동훈 저격수’를 공천한다면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모두 매우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북갑은 20~22대 총선 동안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50% 넘는 득표율로 3연승한 곳이다. 친한계 인사는 15일 “당에서 저격수를 내보낸다면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이) 공멸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애 태우는 하정우 = 민주당은 ‘전재수 대타’로 하정우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을 1순위로 선호하는 분위기다. 다만 하 수석이 명확한 출마 약속을 하지 않으면서 애만 태우는 형국이다.
하 수석은 14일 JTBC 유튜브에 출연해 “청와대에 남는 것을 선호한다”면서도 “(청와대에 남겠다고) 약속해도 깰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대통령 뜻이 바뀌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출마를 원하지 않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출마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만약 하 수석이 출마한다면 중도층과 젊은층을 겨냥한 확장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북구 출신인만큼 ‘연고 표’도 있을 수 있다. 대선주자급으로 성장한 한 전 대표에 비해선 체급이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제3 카드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한 전 대표와 겨룰만한 중량급 선수가 더 있을지는 미지수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