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업무 나눠 맡기 ‘위법’
인력배치 기준 어겨 환수 정당 … 법원 “근무시간 미충족”
요양원에서 위생원과 관리인이 함께 고유 업무를 나눠 맡아 일한 경우 기준 위반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각 직종별로 정해진 근무시간을 충족하지 않으면 지급된 급여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이에스아이엔디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에스아이엔디는 경기 남양주시에서 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공단은 현지조사를 통해 인력배치 기준 위반과 부당청구를 적발하고 지난해 6월 14억4000만원을 환수 처분했다.
쟁점은 위생원과 관리인이 각 직종의 고유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업무를 나눠 수행한 운영 방식이 인력배치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였다.
이에스아이엔디는 “직원들이 한 팀으로 업무를 분담해 수행했을 뿐 실제 서비스 제공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단순한 업무상 착오로 고의나 부정 청구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직원은 신고된 직종에 따라 월 기준 근무시간 이상 실제 근무해야 한다”며 “다른 직종 업무를 수행한 경우 해당 직종 근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위생원이 세탁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차량 운행 등을 맡고, 관리인이 세탁업무를 병행한 점 등을 들어 인력배치 기준과 가산 기준을 모두 위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일시적·보조적 경우를 제외한 상시적 업무 분담은 허용될 수 없으며, 이를 인정할 경우 종사자가 신고된 직종으로 근무하지 않아도 되는 결과가 돼 직종 신고 체계가 무너진다”고 판단했다.
이어 환수 처분의 성격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급여비용은 전액 징수해야 한다”며 재량이 없는 기속행위, 즉 반드시 환수해야 하는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지조사 사전통지 없이 진행된 절차 역시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며 위법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