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경제위기’ 최대 변수로…무소속연대·보수표 분산 촉각
지방의원 출신 민주·국힘 후보 맞대결 양상
보수 아성 … ‘힘있는 여당후보’ 프레임 경쟁
“포항도 이제는 보수정당의 ‘과메기공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시민들은 먹고 살기 힘들어 떠나는데 기득 정치권은 자리보전에만 급급해 ‘늘 그 나물에 그 밥’이니 포항경제가 살아나겠습니까.”
포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50대 사장 A씨는 15일 20대 후반부터 시작한 사업체가 최근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했다. 그는 “지진과 태풍피해가 이어진 데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산업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여야를 떠나서 정신 차리고 경제를 살릴 제대로된 일꾼 시장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의 위기, 지역경제 실상에 대한 우려는 정치권, 특히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보수정당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A씨는 “과메기도 보수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판에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우니 한번쯤 바꿔 볼 때가 됐다고 말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경북정치 1번지 포항이 처음부터 보수정당 후보의 독점이었던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 부활 이후 첫 민선단체장은 민주당 소속 박기환 시장이었다. 그는 지방선거가 재개된 후 대구경북에서 최초로 민주당계 정당 소속으로 당선된 기초단체장이었다. 이후에는 줄곧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고, 6.3지방선거에서도 보수정당 공천자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용선 국민의힘 후보와 박희정 민주당 후보 간 2파전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보수정당의 지지세, 지역 유권자들의 역대 선거 투표 성향 등을 고려하면 국민의힘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악의 경제위기와 보수정당 독점 정치에 대한 실망감, 정부지원에 대한 절실함 등이 변수로 거론된다.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포항 선거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분석이다.
정부 여당과 소통할수 있는 이른바 ‘힘있는 여당 후보’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동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여기에 이강덕 전 시장이 3선 연임제한과 도지사 출마로 사퇴하면서 강력한 조직력을 지닌 현역 단체장이 없는 상황이다. 또 국민의힘 공천에서 컷오프된 박승호 예비후보 등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박용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시비가 일고 있어 보수표 분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희정 민주당 후보는 비례대표로 포항시의회에 진출한 후 2회 연속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3선 경력을 갖췄다. 박 후보는 포항 민주당의 적통으로 정부여당과 소통할 수 있는 힘있는 여당 후보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박희정 후보는 “포항의 경제 위기와 인구감소 등은 보수 기득권 정치의 장기독점의 결과”라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내 포항경제를 살릴 여당 후보가 가장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박용선 국민의힘 후보는 강원도 평창 출신이지만 고교(포항제철공고)시절부터 포항에 정착한 2세대 토박이다. 경북도의원 3선 경험과 보수층 민심을 업고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박용선 후보는 “포스코 현장 노동자와 기업 운영, 20여년간의 정치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들을 되살려 포항의 경제위기를 타개할 최적의 인물”이라며 스스로를 평가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