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사망, 4억 배상 판결

2026-04-16 13:00:03 게재

수용 거부·처치 미흡 과실 … 치료 기회 박탈 ‘병원 책임’

생명이 위독한 4세 응급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다 사망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건에서 병원의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16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은 고 김동희군 유족이 병원 2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에게 청구액의 70%인 4억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김군은 2019년 10월 4일 경남 양산의 A 병원에서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은 뒤 회복 과정에서 출혈 증세를 보여 부산의 B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이송 과정에서 일부 병원은 응급환자 수용을 사실상 거부했고, 다른 병원도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은 채 다시 전원을 결정하면서 결국 숨졌다.

재판부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응급환자 진료를 거부한 병원과 적절한 응급처치 없이 환자를 전원한 병원 모두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러한 조치가 환자의 치료 기회를 박탈했고, 결과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이 됐다고 봤다.

같은 사건과 관련해 울산지방법원 형사재판에서는 의료진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의료법 및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형을 선고했다.

반면 민사재판에서는 같은 행위를 근거로 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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