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 ‘토성’ 아닌 복합 성곽 확인

2026-04-17 10:56:43 게재

1500년 성벽 구조 첫 규명

신라 토목기술 수준 드러나

대구 달성 전
대구시는 정밀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달성(達城)’의 실체를 알리기 위한 현장공개 설명회를 오는 20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대구시 제공

사적 ‘대구 달성’이 단순한 흙성(土城)이 아닌 흙과 돌을 함께 쌓은 복합 구조의 성곽으로 확인됐다. 1500여 년 동안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고대 성곽의 축조 방식이 처음으로 고고학적으로 규명됐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대구시는 ‘대구 달성’ 남성벽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성곽 구조와 축성 시기를 규명하고, 오는 20일 현장공개 설명회를 통해 조사 성과를 공개한다고 17일 밝혔다. 설명회는 달성공원 내 발굴 현장에서 열리며, 언론과 학계,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진행된 첫 정식 학술발굴로, 총 사업비 9억원(국비 6억3000만원·시비 2억7000만원)이 투입됐다.

조사 결과 성벽 하부 너비는 최대 35m, 외벽 높이는 약 17m, 내벽 높이는 9m 내외에 이르는 대규모 방어시설로 확인됐다. 축성 시기는 출토 토기와 축성 기법을 종합할 때 5세기 중엽 전후로 추정된다.

특히 가장 큰 성과는 성곽의 성격이 새롭게 규명된 점이다. 그동안 달성은 흙으로만 쌓은 ‘토성’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흙과 돌을 함께 사용하는 ‘토석혼축’ 구조와 석축 기법이 동시에 확인됐다.

축성 방식 또한 정교한 기술 수준을 보여준다. 암반층을 정지한 뒤 흙과 돌을 교대로 다져 쌓고, 외벽에는 납작한 돌을 경사지게 층층이 배치한 뒤 점토층으로 마감하는 구조가 확인됐다. 성벽 하부를 ‘L’자 형태로 절토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공법도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벽에서는 일정 간격으로 구획을 나눠 축조한 흔적도 확인됐다. 이는 작업 집단별로 구간을 나눠 시공한 ‘구획축조방식’으로, 대규모 인력 동원과 조직적 공사 체계를 보여주는 단서로 평가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려·조선시대 개·보수 흔적도 확인됐다. 문헌에 기록된 석축 보강 내용과 일치하는 구조가 성벽 상부에서 발견되면서, 달성이 삼국시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된 성곽임이 입증됐다.

대구시는 현재 남성벽 조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5월 말까지 조사를 완료한 뒤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탐방로를 재개할 계획이다. 이어 북성벽 발굴조사를 연말까지 진행하고, 내년에는 성 내부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발굴 성과를 종합한 학술발표회도 올해 11월 개최할 예정이다.

황보란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발굴은 달성의 축성 시기와 구조를 고고학적으로 규명한 중요한 성과”라며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 대구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핵심 문화유산으로 보존·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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