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저가 태양광 모듈 시장 ‘지각변동’
공급 과잉 구조조정
수출 증치세 환급 폐지
수년간 국내 태양광 시장을 잠식해온 중국산 모듈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생산 구조조정과 수출 부가가치세(VAT) 환급 폐지가 맞물리면서 ‘중국 초저가 모듈’이라는 말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20일 에너지 시장 리서치 플랫폼 ‘엔키 AI(Enki AI)’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산업은 2021년부터 4년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4배로 키우며 공급 과잉에 빠졌다. 2025년 기준 중국의 모듈 제조 능력은 연 1200GW에 달했는데, 이는 같은 해 전세계 설치 수요(약 650GW)의 2배 수준이다. 에너지·천연자원 전문 리서치 회사 ‘우드메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모듈 가격은 2021년 W당 0.25달러에서 2024~2025년 초 0.07~0.09달러까지 폭락했다. 태양광 전문 미디어 ‘PV Tech’는 중국 4대 제조사(Jinko Solar·LONGi·JA Solar·Trina Solar)가 2025년 상반기에만 합산 15억4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중국 정부가 나섰다. 우드메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증설을 제한하고 가동률 감축을 의무화한 뒤 2025년 9월 한달에만 폴리실리콘 가격이 48% 급등했다. 여기에 2026년 1월 9일 중국 재정부는 4월 1일부터 태양광 모듈·셀·인버터를 포함한 249개 품목의 수출 증치세 환급(9%)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4월 1일 시행 직후 시장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업계에서는 1월 발표 이후 선매입이 급증해 현물가가 연초 대비 30%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OPIS 집계 기준 4월 7일 중국산 TOPCon(중국 태양광 업계의 주력 셀 기술) 모듈 기준가(CMM)는 FOB(중국 항구 선적 시점의 가격) 중국 기준 W당 0.119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OPIS는 다우존스 산하의 에너지 가격 데이터 및 시장 정보 전문 서비스다. 석유제품부터 태양광 모듈까지 주요 에너지 상품의 벤치마크 가격을 산정·발표한다.
업계는 가격 상승 지속성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노르웨이 에너지 리서치 회사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단기 상승 이후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 가격이 비용 이하로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 태양광 시장조사 기관 ‘인포링크 컨설팅’이 발표한 공급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전세계 태양광 수요는 529~624GW다. 또한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우드메킨지는 이번 흐름을 ‘파괴적 가격 경쟁에서 지속가능한 마진 회복으로의 구조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