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프타 위기, 플라스틱 순환경제에서 답 찾다

2026-04-21 13:00:14 게재

최근 중동 전쟁의 위기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부족하게 됐고, 이로 인해 생필품인 플라스틱 용기, 각종 포장재, 비닐 제품의 제조 수급 문제, 심지어 종량제 봉투 사재기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원유 정제 후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 우리나라는 원유 약 10억배럴을 해외로부터 수입(중동 지역 수입 의존도 약 60%)해 약 4억3000만배럴(무게 기준 약 5억톤)의 나프타를 생산했다. 이 나프타는 열분해해 합성수지인 각종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게 된다.

플라스틱 원료 나프타 수급 위기

요즘같이 중동에서 수입되는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프타 생산 차질이 생기게 되고, 플라스틱 원료를 만들 수 없게 돼 결국 플라스틱 제품 생산 차질을 야기하게 되는 구조이다. 실제로 석유화학 기업들은 최근 나프타 수급 위기를 겪으며 가격도 전쟁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해 생산시설 가동률을 최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나프타 위기에 대응할 방안은 무엇일까? 물론 중동으로부터 원유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을 다변화할 수 있지만, 우리가 플라스틱 소비 후 분리 배출한 플라스틱 폐기물로부터도 나프타 생산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소비되는 플라스틱 제품은 약 600만톤 이상이다. 가정에서 분리 배출되는 플라스틱 재활용품은 약 300만톤 이상이고, 종량제 봉투에도 약 230만톤 플라스틱 폐기물이 매년 섞여 버려지고 있다.

각 가정에서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2013년 약 200만톤(연간 1인당 40kg)에서 2024년 약 530만톤(연간 1인당 약 100kg)으로 약 2.7배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2위에 해당한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 잘 버리고 재활용품 분리배출도 잘하는 국민이지만, 실상은 너무 많이 사용해 버리고 있고 많이 태우고 있다.

만약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을 선별 후 열분해 기술을 적용하면 재생유로부터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고, 플라스틱 재생 원료는 플라스틱 제품을 다시 만드는 데 사용이 가능하다. 플라스틱 재생 원료를 사용해 종량제 봉투를 제작하면 자원의 선순환은 물론 요즘 같은 종량제 봉투 사재기 문제는 사라질 것이다. 그동안 무관심했던 재활용 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고, 제조업계에도 재생 원료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는 페트 음료병을 대상으로 재생 원료 10% 이상 사용을 법적 의무화하고 있고, 정부는 2030년 재생 원료 30% 사용 목표를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12월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200만 톤의 플라스틱 재생 원료를 생산해 순환 경제를 도모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무적으로 재생원료 사용해야

이제 우리 사회가 플라스틱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 처분하는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플라스틱 순환 경제 사회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러한 전환은 원유 나프타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플라스틱의 생산과 처리 과정에서 대기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저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작고 천연자원이 매우 부족해 버려지는 자원이 최소화돼야 하고,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러한 플라스틱 순환 경제 사회를 구축하는 데 정부와 온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슬기로운 녹색 소비와 기후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장용철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