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선 ‘압승론’ 확산…여론 지형, 2018년<광역단체장 14대 3 압승>보다 약하다

2026-04-21 13:00:41 게재

“대구시장까지 승리 가능” … 높은 대통령 지지율·국힘 부진까지

20~40대 지지 약화, 투표율 하락 가능성 … “바람 불면 영남 무너져”

재보선 수성도 난제 … 높아진 승리 기준, 정청래 평가에 영향줄 듯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6.3 지방선거에 대한 압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승리’ 기준도 같이 높아졌다. 하지만 8년 전 민주당이 압승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20~40대 국정 지지율이 낮아지는 등 여론지형이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민주당 의원들의 사퇴나 의원직 상실 등으로 만들어진 재보선 12곳을 수성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의석수를 잃어 ‘160석’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패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고 있는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에 대한 평가와 연결돼 있어 주목된다.

21일 민주당 모 핵심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역사상 처음으로 대구시장까지 가져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과거와는 달라진 분위기가 영남 지역에서도 느껴진다”고 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는 “울산을 험지로 얘기하지만 실제로 가보니 울산도 이제 험지가 아니란 생각을 했다”며 “민주당 구슬땀 흘린 그런 것이 (울산에서) 성과로 나타날 수 있는 희망의 땅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신했다.

민주당은 대구시장까지 포함해 광역단체장 성적표로 ‘15대 1(경북)’을 만드는 ‘압도적인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보수의 심장까지 민주당이 점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2018년과 비교할 때 여론 지형과 정치적 환경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치러진 7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14대 3(대구, 경북, 제주)’으로 대승했다.

문 전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과 제1 야당의 분열 등에도 대구, 경북까지 점령지를 넓히는 데 실패했다.

◆대통령 지지율 72% 대 66% = 한국갤럽은 “현재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률과 여당인 민주당 지지도는 8년 전 이맘때 수준을 소폭 밑돌며, 특히 20·30대 지지세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2018년 4월, 당시 문 대통령 직무 긍정률(‘잘하고 있다’는 의견 비율)은 72%였고, 연령별로는 20~40대에서 약 80%, 50대 67%, 60대 이상에서 58%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지난 주(14~16일) 조사에서는 대통령 국정 긍정률이 66%였다. 연령별 직무 긍정률은 40·50대에서 약 80%, 20대에서 45%로 가장 낮았다. 지난 한 달 통합으로 따져보면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66%였고 연령별로는 20대 48%, 30대 61%, 40·50대 70%대 후반을 기록했다. 50대 이상에서만 8년 전보다 높았다. 대통령 직무 긍정률을 지역별로 보면 8년 전과 비교해 서울, 강원에서 10%p 이상 하락했다. 특히 영남 지역 중 대구경북(TK)에서는 53%로 같았지만 부산울산경남(PK)은 64%에서 60%로 낮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민주당 지지율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8년 전 민주당 지지율은 50%,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12%였다. 바른미래당은 7%, 정의당이 5%, 무당층이 25%였다. 지난 3월의 민주당 지지율은 46%였고 국민의힘 20%, 조국혁신당 2%, 개혁신당 2% 등이었다. 연령별, 지역별 추이도 대통령 국정 긍정률과 흡사했다.

게다가 투표율도 낮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촛불의 힘’으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청년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60.8%를 기록했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68.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50.9%로 추락하면서 민주당이 완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의 광장 참여자는 8년 전에 비해 기간도 짧고 규모도 적었다. 젊은층 중심으로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재보선 험지도 많다 = 민주당이 어렵게 얻은 지역이 재보궐선거에 많이 올라와 있다. 민주당에 귀책 사유가 있는 12개 재보선 지역 중 민주당이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지역은 호남(광산을, 군산), 제주(서귀포), 경기 안산갑 정도다. 부산북갑, 울산남갑, 경기하남갑, 인천연수갑 등 ‘험지’가 수두룩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이 강원, 호남 등 동해안 벨트에서 승리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보수진영이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모 중진 의원은 “지금은 강원이나 영남 등에서 쉽게 이길 것처럼 생각하지만 바람 한 번 불면 모두 무너진다”면서 “민주당이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선거에 임해야 하는데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압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정 대표의 리더십 평가도 관심이다. 지방선거 직후에 펼쳐질 당대표 선거를 준비하는 정 대표는 영남에서 대구시장까지 가져오면 좋겠지만 최소한 2018년과 같이 서울, 충청은 물론이고 ‘강원’과 ‘부산시장, 울산시장, 경남지사’까지도 이겨야 ‘승리했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됐다. 재보선 의석도 얼마나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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