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만·탈모약 조속히 급여화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비만약’ ‘탈모약’ 급여화를 검토하라고 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언급에 건강보험의 ‘한정된 재원’ ‘우선 순위’에도 맞지 않으며 전형적인 ‘포퓰리즘’ 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는 ‘건보재정’ 파탄론을 꺼내들며 ‘모퓰리즘’이라고까지 공격했다. 그런데 이 정책이 이런 비판을 받을만한가.
우선 비만약과 탈모약은 성격이 다르다. 최근 각광 받는 비만약인 글루카곤유사펩티드(GLP) 제제는 이미 급여대상인 국가들이 많다. 일본은 건강보험을 적용하며 영국은 무상으로 제공한다. 물론 급여기준이 있다. 고도비만이거나, 비만이지만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세계보건기구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비만치료를 통해 대사증후군감소가 입증돼 의학적으로도 급여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탈모약의 경우 의학적으로 효과가 커 광범하게 처방되는 약물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호르몬 억제제인 전립선비대증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남성 탈모에만 효과가 있다. 아직까지 이들 약물은 탈모치료 목적으로 급여처방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하지만 이미 전립선비대증에 급여가 적용되어 전립선비대증으로 처방해 조각내 먹는 경우가 많으며 약가는 복제약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즉 그 성분은 기준외 급여화된 경우고 저가약으로 공급할 경로를 마련해 급여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건보 보장 낮은데 포퓰리즘이라니
비만약 탈모약은 맥락은 다르지만 국민적 필요가 있어 충분히 급여논의를 할 수 있고 급여범위와 가격에 대해서 의학적, 사회적 논의를 하면 된다. 그런데 반대론자들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등 수준인 한국의 상황을 무시하고 건강보험 확대를 맹목적으로 반대하기 위해 이를 활용했다.
역사적으로 박근혜정부가 시작한 ‘임플란트 급여화’도 국제적으로는 유래가 없었다. 우선순위로 보더라도 치과영역에서 크라운치료 등에 밀려있다. 하지만 대중적 요구와 선거공약이어서 일사천리로 보험적용이 되었고 이제는 그 갯수를 늘리고 본인부담금도 줄이려한다. 이처럼 우리가 국민적 필요가 있다면 다른 나라보다 먼저 급여화를 못할 것도 없다.
건강보험적용은 의학적 효용성이 있고 사회적합의가 된다면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다. 물론 건강보험재정이 걱정일 수 있겠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의 건강보험재원은 아직 여유가 많다. 한국은 2024년 기준으로 경상의료비로 217조원을 쓰고 있다. 그런데 건강보험 총재정은 100조원도 안된다. 가까운 일본 대만 기준이라면 최소 150조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
즉 건강보험의 재정건정성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라 총의료비에서 건강보험재원의 비중이 너무 낮고 이를 올릴 여유가 있으며 그 계획을 수립하는 게 급선무다. 정리하면 우리나라는 급여화를 포퓰리즘으로 볼 수 있는 높은 보장수준의 국가가 아니다.
끝으로 만약 돈이 부족하다면 이 또한 재정당국이 대통령공약이었던 건강보험 국고지원확대로 해결하면 될 문제다. 국민이 내는 보험료로만 건강보장하는 나라는 없다.
건강보험의 목적은 국민 의료비 절감
전세계 어디도 급여화한 바 없는 ‘도수치료’도 실손보험사의 손해를 이유로 관리급여로 만드는 나라에서 국민의 필요와 대통령의 지시를 무시하고 급여화하지 못할 행위는 없다고 본다. 건강보험의 목적은 재정건정성이 아니고 국민의 의료비 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