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총재 취임…빨간불 켜진 물가 방어 첫 과제

2026-04-22 13:00:10 게재

지난달 수입·생산자물가 급등, 소비자물가 자극 우려

“물가 상방, 경기 하방 압력 증대…유연한 통화정책”

중동전쟁 장기화로 물가가 이상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임기를 시작했다. 물가안정이 가장 큰 과제인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임기 시작과 함께 큰 짐을 떠안은 셈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신 총재는 21일 한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과 경기의 하방 압력이 동시에 증대됐다”면서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운영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물가가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수입물가는 전달 대비 16.1%나 올라 28년 만에 가장 큰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원유가격 상승률은 88.5%로 관련 품목의 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가장 높았다.

나프타(46.1%)와 제트유(67.1%) 등 석유관련 수입물가도 크게 올랐다. 지난달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28.52달러로 2월(68.40달러)에 비해 87.9%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평균 1486.64원으로 전달(1449.32원) 대비 2.6% 올라 수입물가를 자극했다.

수입물가가 급등하자 기업간 거래를 보여주는 생산자물가도 크게 올랐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달 대비 1.6% 상승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022년 4월 이후 가장 큰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나프타 68.0% △에틸렌 60.5% △경유 20.8%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이들 석유관련 제품만 31.9% 올랐다. 이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2월(57.7%) 이후 가장 큰 상승이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상승이 불가피하다. 특히 석유화학제품 원재료에 해당하는 나프타의 수입물가(46.1%)와 생산자물가(68.0%)가 급등한 영향이 관련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은 아직 수입물가 등의 상승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큰폭으로 상승하면 소비자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한은 통화정책도 당분간 변화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한은 물가안정 목표치(2.0%)를 상당기간 웃돌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전쟁의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0%)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는 데 따른 부담도 큰만큼 한은의 고심도 길어질 전망이다.

한편 신 총재는 23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취임 이후 첫 만남을 갖는다. 한은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구 부총리가 신 총재의 취임을 축하하는 상견례 성격이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 등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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