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다중 바이러스 동시 진단 기술 개발
유전자 가위 ‘속도’로 변이까지 구별
복잡한 검사 줄인 차세대 플랫폼
KAIST 손성민 교수 연구팀이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한 번에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RNA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UC 버클리, 글래드스톤 연구소와의 국제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3월 31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Cas13 유전자 가위 단백질의 ‘반응 속도’를 활용한 점이다. Cas13은 특정 RNA를 인식하면 주변 RNA를 절단하며 형광 신호를 발생시키는 특징을 갖는다.
기존에는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하기 위해 서로 다른 유전자 가위나 형광 신호를 사용해야 해 구조가 복잡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Cas13의 절단 속도가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반응 속도를 ‘바코드’처럼 활용하는 키네틱 바코딩 기술을 개발했다. 단일 유전자 가위만으로도 서로 다른 바이러스와 변이를 구별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가이드 RNA 설계를 조정해 반응 속도를 제어할 수 있어, 다양한 바이러스를 동시에 판별할 수 있는 확장성도 확보했다.
검사 과정도 단순화됐다. 기존에는 RNA를 DNA로 변환하는 역전사 과정이 필요했지만, 이번 기술은 RNA를 직접 검출할 수 있어 검사 시간과 절차를 줄였다.
실제 임상 샘플 실험에서 호흡기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변이를 한 번의 반응으로 정확히 구별하는 데 성공했다.
손성민 교수는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라는 새로운 정보를 진단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현장에서 다양한 감염병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의 신임교수 정착연구비의 지원과 미국 국립보건원(NIH/NIAID)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