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급등에 임차인도 월세 선호
보증금 낮은 외곽지역 가격 치솟자 월세 비중↑ … 전세매물은 33.3% 감소
“전세 보증금 인상분이 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한다. 임차인에게 월세전환을 요구했더니 흔쾌히 동의했다.”
서울 서북권 한 아파트 임대인이 전세물건을 반전세로 전환하며 건넨 말이다. 전세 임대차 갱신 추가기간이 끝나 보증금 1억원을 올려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려 했는데 현 임차인이 반전세에 동의해 재계약했다고 전했다.
전세품귀현상으로 월세가 늘어나고 있다. 임대인이 월세전환을 선호하던 것에서 최근에는 임차인들도 월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27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1분기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계약 25만505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17만6731건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4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전세가격 상승은 공급부족에 따른 원인이 가장 크다. 부동산 분석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03건(24일 기준)으로 올해초 대비 33.3% 감소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49.7% 급감한 수치다. 이같은 품귀현상은 서울 외곽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전세 매물 부족은 올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은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지난해(3만7103가구)보다 26.9% 줄어든 2만7158가구로 추산했다.
내년엔 1만7197가구로 물량이 더 감소할 전망이다.
물량 부족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주(2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2% 올랐다. 이는 전주보다 0.05%p 확대된 수치로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12월 넷째주 0.23% 이후 6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확인됐다.
특히 전세보증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임차인들도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낮았던 외곽지역의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월세 비중도 늘었다.
자치구별 월세 비중은 관악구가 86.7%로 가장 높고 동대문구가 80.3%로 그 뒤를 이었다. 광진구 76.1%, 강북구 75.8%, 금천구 74.3%도 월세 비중이 컸다.
강남구는 서울 평균보다 낮은 67.8%로 나타났고 송파구는 64.8%, 서초구는 61.6%로 파악됐다. 자치구 중 가장 월세 비중이 낮은 곳은 용산구로 55.3%를 기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