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매니저, 복합민원 ‘해결 창구’로

2026-04-29 13:00:19 게재

22개 시·군·구 현장 배치

행안부, 전국 확산 추진

전입신고를 못했다는 이유로 재개발 이주비를 받지 못하던 세입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학원가 주변에 방치된 자전거로 통행 불편과 안전 문제가 이어지던 곳에는 자전거 보관대가 설치됐다. 모두 현장에서 사실관계 확인과 이해관계 조정을 거쳐 해결된 사례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민원도 실제 현장에서는 여러 부서와 기관, 민원인간 이해관계가 얽혀 쉽게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담당 부서가 명확하지 않거나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복합민원일수록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민원인 불만도 커질 수밖에 없다. 행정안전부가 ‘민원매니저’ 제도를 도입한 배경이다.

행안부는 생활 밀착형 민원을 현장에서 조정·해결하는 민원매니저 제도를 전국 22개 기초지방정부에서 시범운영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제도는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민원서비스 개선 방안의 하나로, 시범사업을 거쳐 전국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가 민원매니저 제도 운영을 소개한 홍보자료. 사진 행정안전부 제공

민원매니저는 민원을 단순히 접수하거나 담당 부서로 넘기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관련 부서 협의를 이끌고 현장을 확인하며 이해관계자 사이 조정까지 맡는다. 행정 내부에서는 부서간 협의 창구로 기능하고 민원인 입장에서는 절차 안내를 전담하는 창구가 된다.

시범지역에서는 제도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 1구역 재개발 지역에 살던 한 세입자는 2015년 전세계약을 맺고 실제 거주해 왔지만 전입신고를 못해 조합으로부터 이주비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원매니저는 도시정비 부서와 거주 사실을 확인하고 임대인·임차인 간 협의를 중재했다. 이후 거주사실확인서를 마련해 조합과 협의했고 이주비 지급이 가능하도록 조정했다.

경북 구미시에서는 학원 밀집지역 자전거 방치 문제가 해결됐다. 해당 지역은 자전거 보관대가 없어 길가에 자전거가 쓰러져 있거나 보행을 방해하는 일이 잦았다. 민원매니저는 상가 대표를 만나고 교통정책 부서와 현장을 점검해 학원 건물 뒤편 주차장에 설치 공간을 찾았다. 이후 예산을 확보해 자전거 보관대 2곳, 40대 규모를 설치했다.

구미에서 보행 안전 문제를 조정한 사례도 있다.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출퇴근 시간대 차량과 주민 어린이가 뒤섞여 위험하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민원매니저는 현장을 확인하고 횡단보도 설치 방안을 제안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추가 협의를 진행했고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경찰서 교통시설 심의까지 거쳐 설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과제도 남아 있다. 민원매니저가 여러 부서와 기관을 조정하려면 일정한 권한과 협조 체계가 필요하다. 인력 운영 방식도 지방정부별 여건에 맞게 정리해야 한다. 역할이 모호하면 기존 민원 담당자에게 부담만 더하는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편 행안부는 29일 전국에서 활동 중인 민원매니저 60여명과 간담회를 열고 제도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운영 방식을 보완하기 위한 자리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현장 사례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제도를 보완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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