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파업 나흘째 협상 재개

2026-05-04 13:00:05 게재

생산 차질·손실 확대 속 노사 입장차 여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전면 파업 나흘째를 맞아 협상을 재개했지만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법원이 일부 공정에서 파업을 허용한 가운데 생산 차질과 손실이 발생했다는 회사측 설명이 나오면서 갈등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4일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날 오전 송도사업장에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회사와 교섭을 재개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해 이달 1일부터 전면 파업으로 확대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전면 파업에는 약 28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 규모다. 파업은 연차 사용과 휴일 근무 거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회사측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달 사흘간 부분 파업 과정에서 항암제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생산이 중단되며 약 1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면 파업에 따른 손실 규모는 최소 6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의 절반 수준이자 같은 기간 영업이익보다 많은 규모다.

이 같은 손실 규모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 생산은 한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동일 조건에서 생산된 물량 전체가 폐기될 수 있어 손실이 단일 공정에 그치지 않고 확대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연속공정 특성상 일부 공정 차질이 전체 생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파업 원인을 둘러싼 노사 간 책임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측은 평균 14% 임금 인상과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등 노조 요구가 과도해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입장이다. 인사권과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 역시 수용이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노조측은 협상 과정에서 회사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요구안 100% 관철이 목표가 아니라 합리적인 처우와 제도 개선이 핵심이었다”며 “회사가 실질적인 제안을 내놓지 못해 파업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임금 문제를 넘어 인사와 경영 구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조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기준 마련을 요구하며 인사 고과와 채용,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최소한의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경영권과 관련된 사안으로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만 인용해 배양·정제 공정 9개 가운데 6개 공정에서 파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제품 부패 방지를 위한 마지막 공정 일부는 파업을 제한했다.

이와 관련해 현장에서는 공정 구조를 둘러싼 해석 차이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세포 해동부터 배양·정제·충전에 이르는 연속공정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일부 공정 중단이 전체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파업 대응을 둘러싼 현장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파업에 대비해 신입사원을 생산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는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력이 투입될 경우 안전과 의약품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측은 보조 업무 중심 투입으로 안전과 품질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사 간 협상이 재개됐지만 입장 차가 커 합의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1차 총파업으로 규정하고 있어 협상이 결렬될 경우 추가 파업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연속공정 기반 산업에서의 파업 범위와 노사 관계에 대한 기준을 가늠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동계는 필수유지업무 범위 확대를 경계하고 있으며, 산업계는 공정 안정성을 이유로 일정 수준의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세풍·한남진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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