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분기 3500억 적자…4년만 최대
보상비용·물류 비효율 겹쳐 수익성 급락
김범석 의장 “현재 회복 중 일시적 과정”
매출 성장 둔화 속 회복 속도 시험대
쿠팡이 올해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보상 비용과 물류 운영 비효율이 겹치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6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손실은 3545억원으로 전년동기 233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도 389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손실 규모는 2021년 4분기 이후 약 4년 3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매출은 12조4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그러나 성장률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하며 성장 둔화 흐름도 이어졌다. 고정환율 기준 성장률 역시 이전 분기보다 크게 낮아졌다.
수익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매출 대비 원가율은 73%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까지 더해지며 총 영업비용이 매출을 넘어섰다. 매출총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고, 조정 상각전영업이익은 3억8200만 달러에서 29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주력 사업인 상품 커머스 부문은 성장세가 둔화됐다. 매출은 10조5139억원으로 전년대비 4% 증가에 그쳤다. 전 분기 두 자릿수 성장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해당 부문의 수익성도 약화되며 조정 상각전영업이익이 35% 감소했다.
반면 대만 로켓배송과 명품 플랫폼, 음식 배달 등 신사업 부문은 매출이 28%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투자 확대 영향으로 손실 규모는 전년대비 96% 늘었다. 성장과 동시에 적자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고객 지표도 흔들렸다. 1분기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보다 70만명 감소했다. 이용자 기반 확대가 일시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보상 정책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약 1조6850억원 규모의 구매 이용권을 고객에게 지급했다. 이 비용은 매출 차감 항목으로 반영돼 매출 성장률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금 흐름도 약화됐다. 최근 12개월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전년보다 감소했고, 잉여현금흐름 역시 크게 줄었다. 다만 회사는 3억9100만 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고 추가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하는 등 주주 환원 정책은 유지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실적 발표에서 “현재 회복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상 비용과 물류 네트워크의 일시적 비효율이 적자 원인”이라며 “외부 요인으로 수요 패턴이 흔들리면서 설비와 재고 운영에 부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와우 멤버십은 빠르게 회복 중이며 감소분의 약 80%가 복원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장률이 근본적인 회복을 반영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쿠팡의 중장기 경쟁력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단기 수익성 회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물류 효율화, 공급망 최적화, 고수익 상품 확대 등이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