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극 3특’으로 국토 균형성장체계 바꾼다
균형성장 실행 법적기반 마련
초광역 재정·평가 체계 도입
정부가 수도권 중심의 국가 운영 구조를 권역별 성장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국회는 7일 ‘5극 3특’ 균형성장 전략의 기반이 되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초광역 협력사업 재정 지원과 균형성장영향평가 등이 핵심이다. 단순한 균형발전 정책을 넘어 국가 성장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8일 행정안전부와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중앙정부 정책을 지역 관점에서 사전 평가하는 ‘균형성장영향평가’ 도입이다. 앞으로 주요 정책과 재정사업을 추진할 때 지역 간 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그동안 공공기관 이전이나 재정 배분 중심이었던 균형발전 정책이 중앙부처 정책 전반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재정 구조도 바뀐다.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에 ‘초광역특별계정’을 신설해 권역 단위 협력사업에 안정적으로 재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광역 교통망 구축이나 첨단산업벨트 조성 등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사업을 뒷받침할 재정 기반이 처음으로 마련됐다는 평가다.
사업 추진 방식도 달라진다. 국가와 지방정부,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초광역특별협약’과 이를 조정하는 ‘초광역추진협의체’가 도입된다. 계획·예산·집행을 통합 관리하는 구조를 만들어 사업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개정에서는 정책 방향을 반영해 법 명칭과 용어도 바뀌었다. 기존 ‘지역균형발전’을 ‘균형성장’으로 변경해 단순 지원을 넘어 지역의 자생적 성장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지방시대위원회의 역할도 강화돼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위원회 의견을 반드시 반영하도록 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논의가 본격화된 행정통합과 초광역 경제권 구상과도 맞물린다. 대구·경북, 대전·충남에서 무산됐던 행정통합 논의는 이번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분위기다. 주요 후보들이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선 이후 추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부산·울산·경남 역시 초광역 협력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미 확정돼 이번 선거를 거쳐 7월 1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행정통합 논의뿐 아니라 공공기관 이전과 첨단산업 입지 경쟁까지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개정안은 권역 단위 성장 전략을 뒷받침할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다만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지역 간 이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초광역 협력사업의 우선순위와 재정 배분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될 수 있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역차별 논란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균형성장영향평가 역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객관적 기준과 운영 방식이 향후 과제로 남는다.
정부는 후속 제도 정비에 착수한다. 균형성장영향평가와 초광역특별협약 관련 규정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되고, 초광역특별계정은 2027년부터 적용된다. 관련 연구용역과 하위법령 마련을 통해 제도 안착을 추진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법 개정은 5극 3특 균형성장 전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초광역 협력과 지역 주도 성장 체계를 강화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