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특별법·지속가능연근해어업법 국회 통과

2026-05-08 13:00:16 게재

‘대한민국 마지막 기회’ 잡기 총력, 118년만에 ‘데이터 기반’ 어업 혁신

해운법도 개정 … 연안여객선 적자항로 공공기관에 위탁 운영 길 열어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향한 핵심 법안들이 7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과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 등 2개 제정법률안과 ‘해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고 즉각 발표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국회를 통과한 3개 법안은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창출, 어업분야의 낡은 규제 혁파, 섬주민들의 해상교통권 강화 등을 추진할 법적 기반을 마련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북극항로와 거점항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낸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는 북극항로 활용에 대응한 거점항구를 확보하고 연관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성장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사진 정연근 기자

◆범정부 차원의 북극항로위원회로 연관산업 육성 = 북극항로특별법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회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우리 사회의 노력을 집약 집중하고 있다. 열리고 있는 북극항로를 활용하자는 사회적 관심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시기를 지나며 급속히 확산됐다. 특히 “대한민국 마지막 기회가 온다. 한·미·러 합종으로 북극항로를 열자”는 주장이 공감을 일으키며 정부는 북극항로 활성화와 이와 연결되는 거점항구로서 해양수도권을 개발하는 정책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날 통과된 특별법은 이런 흐름 속에서 나왔다. 법안은 문대림 조경태 의원 등 8명의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북극항로 관련 법안들을 국회 심의과정에서 통합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안으로 ‘북극항로 활용을 촉진’하고 ‘연관산업을 육성’하는 내용으로 마련됐다.

농해수위는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 해빙으로 북극항로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국제 물류 경로로 급부상하고 있고 △기존 교역로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극지 선박과 에너지자원 확보에 대한 잠재력이 크지만 지금까지 정책은 과학연구와 국제협력에 편중돼 상업적 활용을 위한 법적 기반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조선 해양플랜트 에너지 등 연관산업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육성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에 적시했다.

법안에 따라 해수부 장관은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을 위한 ‘북극항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해야 한다. 계획은 국회 소관 상임위에 제출해 실행력을 갖추도록 했다.

해수부의 역할도 확대된다. 해수부 장관은 △북극항로 연관산업과 관련된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지역별 북극항로 육성전략을 수립한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시책을 추진할 때 필요한 비용 일부를 지원할 수 있게 했다.

해수부장관은 또 북극항로 활용과 연관 산업 육성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법인 또는 단체를 북극항로종합지원센터로 지정하고 센터 운영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북극항로 관련 정책을 협의·조정하기 위한 북극항로위원회도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해 운영한다. 위원회는 북극항로 활용촉진과 연관산업 육성에 대한 종합적인 국가전략과기본계획 수립에 대해 심의·의결한다.

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위원회에는 재정경제부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외교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산업통상부장관 해수부장관 기획예산처장 금융위원장 등 장관급 위원 18명을 당연직으로 하고 총리가 위촉하는 전문가들이 함께 참석한다. 해수부장관은 간사위원 역할을 맡는다.

위원회 업무를 보좌하기 위해 해수부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실무위원회를두고 해수부에 북극항로추진본부도 설치·운영한다. 북극항로추진본부는 대통령령에 따라 10개 부처와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 등 지자체, 극지연구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정부출연기관에서 파견한 인사로 구성한다.

여객선은 섬주민뿐만 아니라 섬관광을 즐기는 도시민들에게 필수 교통수단이다. 지난해 7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 등 섬 지역으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피서객들이 여객선에 오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500여건 어업규제 폐지·조정 =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으로 연근해 어업인들을 옥죄던 1500여건의 어업규제가 폐지·조정될 예정이다.

해수부는 일본제국주의가 대한제국을 사실상 지배하던 1908년 제정된 ‘어업법’에 뿌리를 두고 있는 어구·어법 제한, 금어기·금지체장 등 투입규제를 과학적인 어획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산출량 중심으로 전환해 어업인 부담을 완화하고 국내 수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모든 어선에 대해 총허용어획량(TAC)을 전면 도입하는 계획도 추진한다.

법안 통과 후 황 장관은 “연근해어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의 낡은 투입 규제들을 과감히 폐지·조정해 나가는 등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의 하위법령 정비 및 차질없는 법령 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최현호 해수부 수산정책실장도 “법안 통과를 위해 애써주신 어업인들께 감사드린다”며 “법 시행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어업규제 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법안 통과에 앞장섰던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집행위원장은 평소 “1500건 이상의 규제가 살아있는 한 어업인은 언제라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며 “어획량 중심으로 수산자원을 관리하고 어업인을 옭아맸던 어업규제를 다 없애겠다는 법안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법안도 정부가 발의한 안과 윤준병 의원이 발의한 안을 심의과정에서 통합해 농해수위가 마련했다. 법안에 따라 해수부장관은 불법어업 등을 예방하고 관리하기위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시·도지사는 기본계획과 관할지역 특성을 고려해 매년 시·도 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

법안은 어획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연근해어업자와 어획물운반업자에게 어선위치발신장치를 갖추고 이를 작동하게 하는 의무를 부과했다. 어업인들은 조업 위치, 어종별 어획·양륙 실적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해수부는 어획실적 전재실적 양륙실적의 보고현황과 어획확인서 어획증명서발급현황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연근해어업 통합관리시스템도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13일 부산시 수협조합장, 부산지역 24개 어촌계장, 어업인 및 어업인 단체 등에게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으로 변화할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연근해어업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해양수산부 제공

◆여객선 보조항로는 ‘공영항로’로 운영 = 이날 해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가가 운항결손액 전액을 보전하는 현행 국가보조항로 명칭을 ‘공영항로’로 변경하고, 공영항로 운영을 공공기관에 위탁할 수 있게 됐다. 해운법 개정안도 서삼석 장동혁 등 3명의 여·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심의과정에서 통합해 농해수위가 대안법률안으로 마련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수익성이 없어 민간이 운영을 포기하는 항로에 대해 국비로 여객선을 건조, 민간 선사에 위탁해 운영하고 운영비와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는 식으로 보조항로 제도를 진행했다.

하지만 정부가 선박 소유권을 가지고 민간사업자의 결손금 전액을 보전해주는 구조에서는 여객선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선사가 수익성을 개선할 유인이 부족하고 선박 관리도 부실하게 돼 정부 재정부담은 늘어나는데 운항안전성과 서비스질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선박검사, 운항관리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공공기관이 공영항로를 운영할 수 있게 해 항로 운영의 공공성과 안전성을 강화하고, 섬 주민들의 해상교통 기본권을 더욱 탄탄히 보장할 수 있게 하겠다며 법안이 제안됐다.

해수부는 공영항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법이 시행되는 2027년에 일부 공영항로를 공공기관에 위탁하고, 2028년부터는 전체 공영항로를 공공기관에 위탁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공영항로를 위탁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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