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침 기반 HIV 조기진단 기술 개발
나노농축·AI 판독 결합해 초기 감염 포착
기존 신속검사보다 최대 8일 빠른 진단 가능
국내 연구진이 혈액 채취 없이 침만으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초기 감염을 조기에 찾아내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신속진단검사보다 감염 초기 항체 반응을 더 빠르게 포착할 수 있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감염 확산 차단에도 활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려대학교 KU-KIST융합대학원 이정훈 교수 연구팀은 나노기술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구강액 기반 HIV 진단 플랫폼 ‘BE-SMART-HIV’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HIV는 감염 초기 전파력이 높지만 항체 형성이 충분하지 않아 기존 신속진단키트로는 조기 검출이 쉽지 않았다. 특히 침을 활용한 방식은 혈액보다 항체 농도가 크게 낮고 단백질 분해 영향도 커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항체를 선택적으로 농축하는 나노트랩 기술과 스마트폰 기반 인공지능 판독 시스템을 결합해 문제를 해결했다.
새 플랫폼은 침 속 HIV 항체 신호를 증폭해 초기 감염 단계에서도 검출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별도 전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휴대형 구조로 제작돼 현장 진단 적용성도 높였다.
AI 판독 시스템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진단키트 이미지를 분석해 미세한 검사선 차이까지 구분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진단 데이터 기반 전이학습 기법을 적용해 적은 HIV 데이터만으로도 높은 판독 정확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진단 정확도는 98.6%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과 임상 전문가의 육안 판독 정확도를 웃도는 수치다. 연구팀은 기존 신속진단검사보다 최대 8일 빠르게 초기 항체 반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기존 현장 진단에서는 확인이 어려웠던 초기 면역반응 변화까지 분석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침을 활용한 감염병 예측·추적 기술 확장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실험실 장비 없이 상용 진단키트와 스마트폰만으로 고감도 분석이 가능하다”며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 조기 진단과 대규모 선별검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바이오·인공지능 진단 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