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맹본부 ‘고금리 이자장사’ 손본다

2026-05-11 13:00:01 게재

‘부적절 대출’ 시 정책자금 중단

부당하게 거래 구속하면 ‘3배 배상’

정부가 정책자금을 저리로 빌려 가맹점주에게 고금리 대출을 실행해 사익을 편취해 온 가맹본부의 부당한 사업 구조를 차단한다. 이른바 ’명륜당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부적절한 대출 행위가 적발된 가맹본부에는 정책자금 공급을 중단하는 강력한 조치가 시행된다.

또한, 가맹본부가 필수적·통일적 상품이 아닌 경우에까지 거래를 구속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하게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합동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맹본부의 정책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전방위 대책을 10일 발표했다.

금융위와 공정위가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명륜당(고기 무한리필 전문점 ‘명륜진사갈비’ 운영) 등 일부 가맹본부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연 3~6%의 저리로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뒤, 이를 대주주 소유의 대부업체에 대여해 가맹점주에게 연 12~18%의 고금리로 다시 빌려준 사례가 적발됐다.

특히 ㈜명륜당은 14개의 대부업체를 세워 자산을 100억원 미만으로 유지하는 이른바 ‘쪼개기 등록’을 통해 금융감독원의 감시망을 피해 지자체 관리 체계에 머무른 정황이 드러났다. 가맹점주들은 인테리어 비용 등을 위해 이 대출을 이용했으나, 필수품목 납품가에 원리금을 얹어 내는 등 불리한 상환 구조에 묶여 폐점조차 어려운 ’족쇄‘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사업과 대부업을 겸업하는 ㈜B사 역시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통해 연 4%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점주 112명에게 연 13%의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며 유사한 수법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가맹본부의 불합리한 사업 구조를 뿌리 뽑기 위해 정책대출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은 가맹본부에 대출을 실행할 때 관계사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대여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한다. 만약 고금리 대출 등 부적절한 여신 행위가 확인될 경우, 신규 대출을 제한함은 물론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을 거절하거나 분할 상환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또 가맹희망자가 창업 전 대출 조건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서를 개편한다. 대출 금리와 상환 방식, 신용제공자와 가맹본부 간의 관계 등을 체계적으로 기재하게 함으로써, 예비 창업자들이 ’우대대출‘과 같은 명칭에 현혹되지 않도록 정보의 투명성을 높인다. 가맹본부가 대출금을 대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불균형을 해소해 상환 구조를 투명화 한다. 금융회사가 가맹점주에게 직접 원리금 납부 여부를 통보하도록 지도해 점주가 자신의 상환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게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대부업 ‘쪼개기 등록’도 막기로 했다. 지자체에 등록된 대부업자에게 금융위원회 등록 업체와 동일한 총자산한도 규제(자기자본의 10배 이내)를 적용하고, 편법 운영이 의심될 경우 금융감독원이 직권으로 검사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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