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악화되면 선원 소개령 검토해야”
HMM 해원노조위원장 주장 … 해수부 해사안전계획 보강 필요
HMM 나무(NAMU)호가 외부 충격으로 폭발·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안에 있는 한국선박 26척과 한국선원 160명(한국선박 123명, 외국선박 37명)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원노조를 중심으로 상황이 악화되면 선원들이 선박에서 내리게 하는 소개령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MM 선원들로 구성된 HMM 해원노조 전정근 위원장은 11일 내일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중동전쟁) 전황이 격화되면 소개령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 핵심 관계자는 “우리 선박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안쪽 안전구역으로 이동하라고 지침을 내린 상태”라며 “안전을 위해 선박들 위치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수부의 올해 ‘해사안전시행계획’은 △안전한 해양이용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탈탄소·디지털화 촉진으로 해양모빌리티산업 선도 △국제 해사분야 위상 확립 등 5개 추진전략으로 구성됐지만 지정학적 갈등이 격화하면서 확대되는 분쟁지역 운항에 대한 대응책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상태다.
해협 안에 있는 선박들과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들은 중동전쟁 상황이 휴전 상태에서 종전과 확전 가능성 사이를 널뛰기 하면서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위원장도 “선박들이 페르시아만 안쪽에 있다가 휴전상황에서 해역개방에 대한 기대 등도 맞물려 호르무즈 해협 가까이 전진배치되기도 했다”며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란혁명수비대 입장에서는 해협 안에 있던 선박들이 한 두 척씩 빠져나가면서 협상력이 소진된다고 판단해 선박들을 위협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해상물류운송에 책임을 다하고 있는 선원들의 책임윤리와 직업의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미국 현지시간) 미국의 종전 제안에 대한 이란의 답변이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이란의 이른바 ‘대표들’로부터 온 답변을 읽었다”며 “나는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에 보낸 종전 제안에 대해 양국이 1쪽짜리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이란의 답변과 미국의 거부로 종전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안에 정박 중 폭발·화재가 발생한 HMM 나무호 사건의 원인은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비행체의 타격 때문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박 일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조사 결과 5월 4일 미상의 비행체가 HMM 나무호의 선미를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CCTV 영상에 해당 비행체가 포착됐으나 발사 주체, 정확한 기종 및 물리적 크기 등을 확인하기에는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 미상의 비행체 2대가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타격했고, 타격으로 인한 충격 후 진동을 동반한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은 선박 내부와 무관한 걸로 추정됐다. 타격 부위 외판에는 폭 5m, 선체 내부로 깊이 7m 크기의 파공이 발생했다. 파손 부위는 해수면보다 1~1.5m 높은 부분이다.
박 대변인은 “현재 공격의 주체는 예단하지 않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대변인 브리핑 직전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외교부 청사에 들어와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을 만났다. 쿠제치 대사는 취재진에 “우리는 단지 이 사고에 관한 일반적인 이슈 일부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정연근·김상범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