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좌초 후폭풍…민주, ‘내란 세력 청산’ 전면전
국민의힘 반대로 39년 개헌안 국회 표결 좌절
중도 표심 변화·영남권 후보단일화 명분 강화
더불어민주당이 개헌 무산을 계기로 국민의힘 등 내란 옹호 세력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39년 만에 추진된 개헌 무산은 중도층 표심 변화와 영남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민주당과 진보정당 후보단일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6.3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에 부치려던 헌법 개정 시도가 지난 8일 ‘지방선거용 졸속 추진’이라는 국민의힘 반대에 부딪혀 끝내 무산됐다.
이에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내란 세력들이 또다시 국가를 암울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내란 세력이 다시는 이 땅에 준동할 수 없도록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시민사회단체도 국민의힘 비판에 가세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이 개헌안에 포함되지도 않은 대통령 임기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자 공당으로서의 책무를 포기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개헌 무산에 따른 후폭풍은 내란 옹호 세력 청산이라는 선거 구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세력 심판 구도는 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조작기소 특검법안’ 발의 이후 나타난 보수층 결집 현상을 상쇄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개헌 무산과 관련해 “계엄 옹호 정당이라는 고약한 프레임을 뒤집어씌워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저의 아닌가”라고 반발한 것도 이런 배경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등이 주장하는 내란 옹호 세력 청산은 영남권에서 추진되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후보단일화 명분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이번 지방선거 목표를 내란 세력 청산으로 정하고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개헌을 적극 추진했던 김종기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개헌 무산이 지역별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힘들지만 후보단일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무산된 개헌은 중도층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헌 추진에 국민 59% 정도가 찬성했다. 찬성은 진보와 중도층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40%대인 민주당 정당 지지율보다 높은 수치다.
민주당 관계자는 “개헌 무산에 따른 책임론이 확산될 경우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중도층 일부가 이탈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개헌 무산 후폭풍은 지역 민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여야 6개 정당이 함께 발의한 개헌안은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를 비롯해 부마항쟁과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국가 균형발전 의무 명시 등을 담았다. 이 중 부마항쟁과 5.18은 영남과 호남 민심을 자극할 휘발성 높은 내용이다. 충청권에서는 개헌 무산에 따른 균형발전 문제가 이슈로 등장했다.
김제선 민주당 대전 중구청장 후보는 9일 논평을 내고 “헌법에 국가 균형발전 의무를 명시하자는 개헌을 무산시킨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국민의힘을 공격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