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상정도 못한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안’

2026-05-11 13:00:29 게재

범여권에서 법안 4개 제출

국회 하반기 원 구성 ‘변수’

범여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교란 행위를 감시할 이른바 ‘부동산판 금감원’인 부동산감독원 설치 법안이 잇따라 제출되고 있지만 정작 담당 상임위원회에서는 법안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를 시작으로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비슷한 법안을 냈고, 이달 8일 윤종오 진보당 의원까지 가세했지만 국회 내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된 4건의 법안은 모두 국무총리 소속의 독립적인 감독 기구 설치를 골자로 한다.

국토교통부, 경찰, 국세청, 금융당국 등으로 분산된 감시 권한을 하나로 묶어 투기, 시세조작, 허위신고 등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 수사, 기획 및 총괄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특히 이 법안의 핵심은 부동산감독원에 특별사법경찰관 등을 통한 ‘직접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강력한 사법 권한을 동원해 지능화된 투기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민주당은 앞서 “투기 세력은 불법이 확인되면 패가망신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을 가장 빠른 시일 안에 통과시키겠다”며 강력한 입법 속도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현실은 법안 상정조차 못한 상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상임위 주도권이다. 해당 법안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 위원장을 야당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맡고 있어 여당의 속도전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못한 것.

국민의힘은 부동산감독원을 ‘감독’으로 포장된 ‘초법적 국민 사찰 기구’라고 규정하며 강력 저지하고 있다. 야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가 지연된 가운데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입법 동력이 분산된 측면도 있다.

결국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안 처리 속도는 국회 하반기 원 구성 결과에 달린 모습이다. 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의사 일정을 주도하게 된다면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속전속결’ 법안 처리를 위해 하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 의지를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11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법안심사 소위가 잘 열리지 않아 법안이 많이 밀려 있는 상태”라며 “11일과 12일 법안심사 소위가 열릴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안이 심사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하반기에 정무위원장을 여당에서 맡게 되면 부동산감독원 같은 주요 법안 심사가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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