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회유’ 박상용 징계 이번주 결론
대검 감찰위 이르면 오늘 징계여부 심의
징계 권고시 법무부 징계위서 수위 결정
시효 임박 … 박 “소명 기회 없었다” 반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과정에서 진술 회유 의혹을 받는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가 이번주 결정된다. 대북송금 사건 조작 의혹은 여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별검사법의 발단이 된 만큼 박 검사 징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르면 이날 오후 감찰위원회를 열고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한다. 박 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에게 연어와 술 등을 제공하며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압박·회유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진술 압박·회유 정황은 이 전 부지사를 변호했던 서민석 변호사와 박 검사의 통화 녹음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서 변호사와 민주당이 공개한 통화 녹음에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2023년 6월 19일 박 검사가 “이화영씨가 법정까지 유지해줄 진술이 필요하다.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공익제보자니 이런 것들도 저희가 다 해볼 수가 있고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진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각종 혜택을 제안하며 구체적인 진술을 유도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국회 ‘윤석열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서도 진술 압박·회유 정황들이 드러났다.
박 검사는 그동안 외부 음식 반입은 없었다고 주장해왔지만 지난달 4일 기관보고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동규 교도관은 ‘연어 술파티’가 있었다고 지목된 2023년 5월 17일 직접 연어회덮밥을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국조 위원들은 현장검증을 벌여 같은 날 소주와 생수 등을 구입한 쌍방울 법인카드 구매 내역을 검증하기도 했다.
다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은 “문제가 된 5월 17일 술을 안 먹었다”고 했고, 소주를 구입한 사람으로 지목된 박상웅 전 쌍방울 이사도 “개인적으로 먹으려고 (술을) 샀고 차 안에서 먹었다”고 증언했다. 교도관들도 외부 음식 반입은 있었지만 술을 보거나 술 냄새를 맡은 적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연어 술파티’ 의혹을 감찰해 온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박 전 이사의 법인카드 결제 내역과 이 전 부지사가 ‘술을 마셨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는 구치소 재소자의 진술 등을 근거로 당시 술자리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최근 대검에 보고했다. 서 변호사가 제출한 박 검사와의 통화 녹취, 이 전 부지사를 상대로 실시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감찰위는 법조계와 학계·시민단체 등 외부 인사 중에서 위촉한 위원과 검찰·법무부 내 당연직 위원을 포함해 5~9인으로 구성된다. 검찰총장이 대검 감찰위 권고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감찰위 결정을 따라왔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감찰위 결정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감찰위가 징계 의견을 권고하고 구 대행이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하면 법무부는 검사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수위를 결정한다. 징계는 견책·감봉·정직·면직·해임 등으로 수위가 나뉘는데 가장 약한 견책을 제외한 징계의 집행은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하게 된다.
징계 청구는 징계 사유가 있었던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할 수 있다. 박 검사의 경우 연어 술파티가 있었던 것으로 지목된 2023년 5월 17일을 기준으로 오는 17일 징계 시효가 만료되는 만큼 이번 주중 징계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검사는 서 변호사와의 통화 녹음은 일부 내용만 발췌, 짜깁기한 것으로 허위 왜곡이며 연어 술파티나 진술 회유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감찰위에 대한)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고, 소명기회도 갖지 못했다”며 “직접 불러 제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