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 ‘한전 입찰제한’ 소송 본격화

2026-05-11 13:00:46 게재

10개사 담합 혐의로 촉발 … 취소소송 첫 변론

법원, 처분사유 구체적 요구 … 형사재판 병행

한국전력공사 ‘발주 입찰 담합’ 혐의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HD현대일렉트릭이 이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심리가 본격화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나진이 부장판사)는 지난 8일 HD현대일렉트릭이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등 취소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발단은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일진전기 등 주요 전력기기 업체들이 2015~2022년 한전이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입찰 145건에서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사전에 협의했다는 혐의에서 비롯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12월 전체 담합 규모를 6700여억원으로 보고 HD현대일렉트릭 67억원 등 10개 회사에 총 39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를 근거로 한전은 2025년 7월 9개 업체에 6개월간의 입찰참가자자격 제한을 통보했다. 그러자 HD현대일렉트릭은 집행정지를 신청해 그해 8월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한전측에 “처분 사유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담합이 이뤄졌는지 구체적 기재가 부족하다”며 “이를 정리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6개월 입찰제한과 자격 등록취소 처분이 실질적으로 중복되는 제재인지도 설명하라고 했다.

한전측 대리인은 “(처분이) 공정위 의결을 기초로 이뤄졌다”며 “사유는 공정위 의결서에 따라 구체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격 등록취소 처분에 대해서는 “동종 사건이 진행 중인 만큼 관련 판결을 지켜본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일렉트릭측은 현재 공정위 제재에 대한 취소 소송과 형사재판이 함께 진행 중이라며 다른 재판 상황을 고려해 다음 일정을 여유있게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사건 본류인 공정위 과징금·시정명령 불복 소송은 현재 서울고등법원 행정6-3부에서 심리 중이다. 형사 절차도 본격화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는 지난 6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회사들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업체들은 “담합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

HD현대일렉트릭도 담합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회사측은 “투찰 가격 공유나 사전 합의는 없었고, 각 회사가 독자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과징금 소송 심리에서도 “공정위 증거는 구체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9월 18일로 지정하고, 한전측에는 처분 사유와 등록취소 처분의 법적 근거를 정리한 서면 제출을 주문했다. 이번 입찰제한 취소 소송은 앞서 진행 중인 과징금 취소 소송과 형사재판 결과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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