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동전쟁발 물가 압력에 금리 올리나

2026-05-12 13:00:40 게재

두 차례 인상 전망도

내년엔 인하 가능성

이란 전쟁으로 물가가 다시 뛰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경제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 시장의 눈은 ECB의 ‘연내 두 차례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 응답자들은 ECB가 오는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25%p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이 올해 최소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흐름과도 더 가까워진 결과다. 직전 조사에서는 현재 2%인 예금금리가 한 차례만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 전망도 상향됐기 때문이다. 올해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직전 조사 때의 2.8%에서 2.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이 2027년 2.1%로 낮아진 뒤 2028년에는 ECB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CB 당국자들은 아직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중동 분쟁이 유럽 경제에 미칠 충격을 가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지난주 에너지 충격이 더 넓게 번질 경우 통화정책을 긴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이스 데긴도스 ECB 부총재는 6월 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불확실성 수준을 매우 극심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응답은 근소한 과반에 그쳤다. 설문조사는 내년 3월에는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경기 전망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6년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8%로 낮췄다. 이후 유로존 경제는 2027년 1.3%, 2028년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전망은 에너지 가격 충격이 통화정책 경로를 다시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ECB는 그동안 성장 둔화 우려 때문에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고 원유·가스 공급 불안이 커질 경우 물가 안정 대응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내년 초 금리 인하 전망이 함께 제시된 만큼 긴축 기조가 오래 지속되기보다는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ECB의 정책 판단이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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