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20대 헌혈 주력층 감소에 '헌혈' 어려움 키운다
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
신규·재헌혈 유인책 필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산-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파장은 헌혈자 확보에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헌혈자인 10대 20대 인구 감소 그리고 주요 수혈자인 50대 이상 인구의 급증은 의료현장에서의 혈액 확보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 관련해서 정부는 제2차 혈액관리 기본 계획을 마련했다. 신규 진입이나 재헌혈자 확대 등 안정적인 혈액 확보 대안들이 제시됐다.
보건복지부는 13일 혈액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헌혈자 여러분의 생명나눔 실천이 안정적인 혈액수급과 환자 치료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며 “헌혈 참여가 확대되고 국민이 안심하고 수혈받을 수 있도록 혈액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헌혈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만 주요 헌혈-수혈층 인구의 불균형으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 헌혈률은 5.6%다. 일본(4.0%), 프랑스(3.9%) 등보다 높다. 하지만 헌혈자 가운데 55%를 차지하는 10~20대 인구가 저출산의 영향으로 2020년 1160만명에서 2024년 1060만명으로 줄었다. 반면 50대 이상 적혈구제제 수혈자는 2020년 34만7000명에서 2024년 36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정부의 대책 중 하나는 헌혈 가능한 나이를 올리는 것이다. 현재 전혈·혈장 성분 채혈은 16~69세(65세 이상은 60~64세까지 헌혈 경험 있는 자에 한해 가능), 혈소판 성분 채혈은 17~59세로 정해져 있다. 첫 헌혈을 기준으로 했을 때 미국(무제한), 호주(75세 이하) 등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복지부는 우선 5세 정도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여러 차례 헌혈자인 경우 개인건강과 특정 기간 내 헌혈 경험을 조건으로 나이 제한 없이 헌혈할 수 있게 하는 등 연령 상향을 기본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한다.
김희선 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장은 “절대 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60세 이상 헌혈자는 2020년 3만7000명에서 지난해 6만7000명으로 늘었다”며 “연말까지 연령을 논의하고 내년 안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헌혈자 예우를 강화하고 헌혈의집이 없는 기초자치단체에는 헌혈 버스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퇴근 직장인을 위해 헌혈의집 운영 시간도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혈액 낭비 요인으로 꼽히는 헌혈 간기능 검사(ALT검사)를 폐지한다. 헌혈을 제한하는 말라리아 검사 방식도 재검토해 헌혈 인구를 늘릴 계획이다.
특히 주요 헌혈 연령인 10~20대를 겨냥해 OTT(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구독권, 헌혈해야만 받을 수 있는 포토카드 같은 기념품도 만들 예정이다.
복지부는 또 면역 이상 반응을 줄이기 위해 백혈구를 제거한 적혈구·혈소판제제 공급을 확대한다. 방사선을 조사한 혈액 제제를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면역 이상 반응 중 하나인 발열성 비용혈 수혈반응이 주요 국가보다 많은 편이다. 백혈구 제거 혈액제제를 사용하면 이 반응을 막을 수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는 앞으로 혈액 검사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약 40억원을 투자해 오래된 검사 장비를 교체한다. 의료기관별 혈액 재고량을 기반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기준을 마련한다. 의료기관의 수혈용 혈액 적정 사용을 유도하고자 종합병원 의료질평가 지표에 수혈 적정성 평가를 포함한다.
복지부는 사용이 줄어든 헌혈증서와 ‘수혈 비용 보상’ 개념인 헌혈환급적립금 제도도 개선한다. 헌혈증서 사용이 줄어 헌혈환급적립금은 2019년 491억원에서 지난해 11월 615억원으로 늘었다.
혈액관리 업무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혈액원의 노후도에 따라 이전 신축 또는 재건축을 추진한다. 헌혈자와 혈액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혈액정보 관리시스템에 대한 연중무휴 상시 관제를 도입, 헌혈자 정보보호를 강화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