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 디지털 전환으로 ‘구조적 위기’ 돌파

2026-05-18 13:00:02 게재

성창훈 사장, “조폐는 산업” 선언

신사업 비중 60%로 체질 개선

이른바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의 도래로 존립 위기에 직면했던 한국조폐공사가 ‘디지털 기술 전문기업’으로 변신, 극적인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화폐 제조라는 전통적 영역을 넘어 디지털 신원 인증과 공공 결제 플랫폼을 아우르는 ‘국가 디지털 인프라 기관’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다.

성창훈(왼쪽) 한국조폐공사 사장과 고영철 신협중앙회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사무소에서 업무협약을 체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조폐공사 성창훈 사장은 18일, 취임 이후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과 ‘사업 다각화’의 성과를 발표하며 “조폐는 단순한 제조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성 사장 취임 당시 조폐공사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2021년 5500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2023년 4400억원대까지 추락하며 ‘구조적 위기’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화폐 제조 중심의 사업 구조를 디지털·플랫폼 기반으로 재편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2025년 매출액은 6395억원으로 전년(5068억원) 대비 수직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최근 2년간 68%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사업 매출 비중이다. 전체 매출의 60%가 디지털 신사업에서 발생하며 과거의 ‘종이 화폐’ 의존도를 완전히 털어냈다.

공사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에 이어 최근 모바일 주민등록증 서비스까지 도입하며 블록체인 기반 DID(분산신원증명) 기술을 적용한 국가 신분증 체계를 완성했다. 단일 국가 기준으로 세계 최초의 통합 디지털 신원 인프라로, 글로벌 보안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지급결제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온누리상품권 디지털 통합플랫폼을 통해 전국 단위의 결제망을 구축했으며, 가입자 1700만명을 확보하며 공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나아가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화폐(CBDC) 기반의 보조금 지급 시스템 연구에도 착수하며 미래 화폐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3조원 규모의 글로벌 예술형 주화 시장 진출과 필리핀 등 해외 국가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신분증(K-DID) 수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성 사장은 “조폐공사는 단순히 화폐를 찍어내는 기관이 아니라, 디지털 신원과 보안 기술을 바탕으로 국가 시스템을 설계하는 산업 기관”이라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가짜 없는 세상’을 구현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성홍식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