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은 산업·통상정책과 연결"

2026-05-19 13:00:08 게재

에너지경제연, 대세가 된 글로벌 자발적 협약 …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부상

글로벌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 ‘RE100’이 친환경 선언을 넘어 새로운 산업·통상 질서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산업계의 재생에너지 확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전력다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RE100 참여가 확대되면서 향후 국내 재생에너지 전력수급 문제가 산업경쟁력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가입 기업 443개사 돌파 = 19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국내외 RE100 동향과 재생에너지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출범한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는 2026년 기준 총 443개 기업이 가입했다.

RE100 전체 전력소비량은 연간 약 544TWh로, 이를 하나의 국가로 가정할 경우 세계 10위 수준의 전력 소비 규모에 해당한다. 이중 검증된 재생에너지 소비량은 231TWh(42%) 수준이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자발적 협약이다. 참여기업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해야 하며, 2030년 60%, 2040년 90% 등 중간목표도 충족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의 참여도 빠르게 확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6년 기준 총 36개 기업이 글로벌 RE100에 가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네이버 카카오 KB금융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전력수요 폭증 vs 계통망 부족 = 문제는 전력수요 증가 속도다. 보고서는 국내 RE100 가입 기업들의 전력수요가 2024년 118.8TWh에서 2030년 135.4TWh, 2038년에는 16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조달 비율도 2038년 83.2%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기준으로는 국내 재생에너지 물량으로 RE100 이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2024년 기준 중앙 전력시장의 수력·신재생 발전량은 60.8TWh 수준으로 집계됐다. 또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기준으로 2038년 재생에너지와 청정수소·암모니아 발전량을 합산하면 약 249.6TWh 규모의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보고서는 단순한 발전량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송배전망 부족, 계통혼잡, 출력제어, 지역 수용성 문제 등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정책은 재생에너지 보급량 확대를 넘어 ‘균형잡힌 에너지 확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존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보다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PPA)과 공급자 직접조달 방식이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 글로벌 RE100 기업들의 조달방식도 인증서 구매비중은 줄고, PPA와 녹색요금제 비중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조달체계가 제조업 경쟁력 유지 핵심” = 보고서는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장기 고정가격 기반 PPA 시장 활성화와 함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금융·인허가·계통접속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단지·도심·지역 기반의 분산형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지역 PPA, 가상발전소(VPP) 사업 활성화도 중요 과제로 제시했다.

진태영 전북대 교수는 “RE100 대응은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산업정책 및 통상정책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가 투자유치와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정적 재생에너지 조달체계 구축이 제조업 경쟁력 유지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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