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국채금리 급등…주담대 7% 돌파

2026-05-19 13:00:10 게재

금융위기 수준까지 상승 … 채권시장 투자 심리 크게 훼손

한국 금리 상승 속도 주요국보다 빨라 … 대출금리 큰 폭 ↑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주요국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4.6%대로 올라섰고, 30년물 금리는 연 5%대를 뚫어 지난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일본 30년 국채 수익률은 장중 4.2%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10년물 수익률 역시 2.74%로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더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공사채와 은행채도 4%대를 상회하는 등 채권시장 투자 심리는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대출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은 다시 연 7%대를 돌파했다.

◆인플레이션 충격 영향 =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주요 국고채 금리가 모두 부정적인 대내외 여건을 반영하면서 장중 연중 최고치를 일제히 경신했다. 다만 마감시점에서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9bp(1bp=0.01%p) 내린 연 3.757%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4.239%로 2.2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2.6bp, 0.8bp 하락해 연 3.990%, 연 3.597%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4.268%로 5.3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6.5bp, 6.3bp 상승해 연 4.196%, 연 4.040%를 기록했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오전만 해도 3년물이 3.8%를 넘어서고 10년물이 4.3%에 육박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한 데 따른 영향이다.

미 국채 30년물은 이날 한때 5.16%까지 치솟아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10년물도 4.63%를 기록하며 4.5%를 훌쩍 넘겼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도 2.8%까지 상승하며 약 2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글로벌 사모펀드그룹 칼라일(Carlyle)은 일본은행이 연내 2회의 0.25%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충격과 재정 악화 위험을 본격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국방, 녹색에너지 투자 등으로 차입과 지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앙은행 및 연기금의 매입 중단 혹은 둔화 등으로 채권에 대한 구조적 수요도 악화하는 모습이다.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즈는 “정부의 단기물 발행 확대는 차환리스크를 증폭시키며 일부는 미국 30년 물 국채수익률이 5.5%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은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일본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채 발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금리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른 상승 속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국채금리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선진국의 국채금리 상승 충격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경기 개선 전망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선진국 국채금리 상승 등이 국고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최근 유독 약세를 보이는 것은 올해 3%에 육박하는 성장률 전망 때문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호조가 3년 이상 장기 사이클로 이어질 경우 잠재성장률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올 1분기 성장률은 1.7%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국내외 주요 기관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에서 2% 중후반대로 높이고 있다.

◆국채금리 급등, 글로벌 증시 ‘복병’ = 최근 주요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뜨겁게 달아오르던 글로벌 증시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각국 금리를 수 십년 만에 처음 보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미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년보다 6% 상승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소비자물가도 지난달 3.8% 올라 물가 목표(2%)를 넘은 것은 물론이고, 2023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일본도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년 대비 4.9% 올라 시장 전망치인 3.0%를 크게 웃돌았다. 이렇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시중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5월 이후 연준의 2027년 기준금리 인상 전환 전망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 기준으로 내년 상반기 말까지 1회 인상 가능성은 80%에 달한다.

현재 부각된 2027년 금리인상 전망은 향후 물가와 경기 흐름에 따라 2026년 하반기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커졌다.

◆기업 자금조달 압박 = 국채금리와 금융채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금융시장 전반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대출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은 다시 연 7%대를 돌파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5년) 금리는 18일 기준 연 4.43~7.03%로 7%대를 넘어섰다. 지난 3월 말 7%대를 넘어선 뒤 시장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며 6%대로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다시 7%대로 오른 것이다. 글로벌 금리 충격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는 기업들의 조달 구조 단기화와 양극화를 발생시켜 비우량등급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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