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증시 상장기업, 올해도 최대 이익 예상…6년 연속 최고치 경신
순이익 58조엔, 전기 대비 4% 증가
AI투자 확대가 원유가격 상승 흡수
반도체·은행업 등이 실적 증가 견인
도쿄증시 상장기업 실적이 올해도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울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기업실적에 역풍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 증시 프라임시장에 상장한 기업 960개사를 집계한 결과, 2027년3월기(2026년4월~2027년3월) 순이익은 57조6000억엔(약 54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기 대비 4% 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6년 연속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 신문은 “AI 수요를 흡수한 반도체와 관련 소재 및 부품 기업,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은 은행 등이 이익 증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요시다 오사무 미쓰비시캐미칼(4188)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결산 설명회에서 “에틸렌 설비 가동률은 70%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원료인 나프타 공급 부족이 불러온 상황이다. 안경 렌즈에 쓰이는 재료 등의 판매가 늘면서 최종 이익은 늘어날 전망이지만 중동전쟁 리스크에 대한 경계는 여전하다.
도요타자동차(7203)는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영업이익 4000억엔, 순이익은 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유 가격 상승에 따라 일본 국적 항공사인 JAL(9201)과 ANA(9202)도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60% 이상의 기업은 순이익이 최종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AI 투자가 배경이다. 후루가와전기(5801)는 데이터센터용 광섬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TDK(6762)도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부품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히타치제작소(6501)는 송배전 설비 분야에서 매출과 이익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밖에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어드반테스트(6857)는 지난해 100% 늘어난 데 이어 올해 20% 이상 순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다. 도쿄일렉트론(8035)도 올해 상반기까지 이익 흐름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인 키옥시아(285A)의 이익 증가는 더 극적이다.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869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키옥시아는 2027년3월기 연간 실적 전망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연간 기준으로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금리가 상승해 예대마진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이익도 커질 전망이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8306) 등 일본 3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자수익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각종 인수합병(M&A)과 관련한 수수료 수입의 증가도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관련 업계의 수혜도 예상된다. 미쓰비시지쇼(8802) 등 일본 대형 부동산업체 5곳의 순이익도 모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오카다 도키유키 스미토모개발 전무는 “도심 오피스 수요가 견조해 금리 상승에도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적자 기업 가운데 구조개혁 등을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도 있다. 혼다자동차(7267)와 닛산자동차(7201)는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는 흑자를 자신하고 있다. 니콘(9072)도 흑자가 예상된다.
한편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13일 6만3272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상승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과열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기업의 실적 확대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기타오카 도모야 노무라증권 수석전략가는 “기업이 가격을 올려도 고객이 이탈하지 않는 가격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중동정세의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