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서울 주요 대학 교과전형 재학생만 모집
같은 듯 다른 종합전형 주의 … 정시 19.2%, 수능만으로 대학 가기 어려워져
2028 대입시행계획이 공개됐다. 현 고2는 고교학점제가 전면적으로 적용된 된 첫 학생이다. 새로운 교육과정과 내신 5등급제 도입, 수능 개편 등이 맞물린 대입을 처음으로 치러야 한다. 교육 환경이나 주요 전형 요소가 이전과 달라지면서 대학이 어떻게 학생을 선발할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주요 대학의 2028 대입시행계획을 분석해보고 전형별로 눈여겨볼 지점을 짚어본다.
[학생부 교과전형] 서류 평가·성취도 영향력 커져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2028 대입시행계획을 보면 예상대로 교과 성적만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대학은 찾아볼 수 없다. 서류 평가(학생부 정성 평가)를 확대하거나, 출결이나 봉사 등 비교과를 반영한 대학이 대부분이다.
특히 교과전형이 없는 서울대를 제외한 15개 대학 중 12곳이 서류 평가를 시행하는 점이 눈에 띈다. 단계별 전형으로 바뀌어 2단계에서 서류 평가 20%를 반영하는 연세대를 비롯해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이 학생부 정성 평가를 신설했다. 또 한양대는 종전에 10% 반영하던 교과 정성 평가를 학생부 종합 평가로 이름을 바꾸고 반영 비율도 40%로 대폭 상향했다. 고려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도 정성 평가 비율을 10~20% 높였다.
최미정 고려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수험생의 부담을 낮춰주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폐지했다. 서류 평가 20%의 영향력이 상당할 전망”이라고 말한다.
교과전형의 서류 평가는 대체로 교과 학습 발달 상황 항목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교과전형의 특성을 고려해 교과 관련 항목으로 평가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성적과 더불어 과목 이수 이력,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을 아울러 살핀다. 이를 통해 학업 역량과 진로 역량을 살피는데, 그중에서도 모집 단위(전공) 관련 기초 역량을 충실히 쌓았는지를 눈여겨본다.
과목 선택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자연 계열 지망생은 과학 진로선택 과목, 상경 계열 지망생은 수학 진로선택 과목 등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고 수강생 수가 적은 과목에 도전할 경우 등급이 조금 아쉬워도 만회할 수 있으며, 교과전형 지원자의 성적대가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등급에 대한 부담으로 필요한 과목을 기피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며 중상위권 대학 진학을 희망한다면 지망 계열에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야 교과전형에서도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등급+성취도 반영…반영 과목도 제각각
교과전형은 내신 성적을 주요 전형 요소로 삼는다. 2028 대입시행계획을 보면 크게 종전처럼 등급만 반영하는 방식을 유지한 대학과 등급과 성취도를 활용하는 대학으로 분류할 수 있다.
채무철 경기 분당아람고 교사는 “서류 평가를 하거나, 교과전형을 2개 이상 운영하는 경우는 교과전형에서 교과 성적을 등급만 반영하는 곳이 많다. 건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이다. 등급을 산출하지 않는 과목을 제외하고 반영 교과의 등급을 환산한다. 당초 5등급제에서 전 과목 1등급 비율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경기진학지도협의회에서 현 고2의 고1 성적 추이를 확인한 결과, 전체의 1.35%에 불과했다. 학기 이수제라 현 고3보다 배우는 과목 수가 많고, 사회·과학 융합선택 과목 등 극소수 과목 외에는 등급이 산출되는 만큼 현 고2가 고3이 됐을 때 전 과목 1등급 학생 비율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서류 평가도 반영하기에 교과 성적 반영 방식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성취도를 활용하는 경우 대학에 따라 방법이 다채롭다. 등급과 성취도를 각각 대학 기준에 맞춰 환산해 합산하는 방식(서강대 연세대 등), 공통 과목·일반선택 과목은 등급을 반영하고 진로선택·융합선택 과목은 성취도를 반영하는 방식(고려대 숭실대 인하대 등), 성취도와 등급 중 더 높은 점수를 반영하는 방식(경기대 경희대 덕성여대 등), 등급과 성취도의 교차 구간을 환산하는 방식(동국대 성신여대 등) 등이다.
교과 평가에 반영하는 과목의 범위나 학년별 반영 비율도 대학마다 제각각이다. 대학별 교과 반영 방식의 차이가 커진 만큼, 단순히 평균 내신이나 9등급제 합격선을 5등급으로 치환해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대학별 환산식을 적용한 점수를 바탕으로 위치를 가늠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의 대학·전형을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채 교사는 “대학은 등급 외에 성취도나 원점수, 성취도별 분포 비율 등을 예전보다 더 눈여겨볼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은 1등급에 안주하거나, 2~3등급을 받았다고 실망하지 말고 성취도나 원점수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커진 기회 잡으려면 수능의 벽 넘어야
서울 주요 15개 대학은 모두 재학생만 지원 가능하다. 새로운 교육과정·대입 체제의 재학생을 배려하는 한편, 내신 체계가 다른 졸업생과의 경쟁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다 보니 대학이 졸업생의 유입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현 고2 학생 수는 40만명 가량으로 현 고3(42만명 가량)보다 2만여명 적고, 교육과정과 수능이 바뀌어 재수생 규모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또 최근 주요 대학의 교과전형은 중복 합격이 많아 충원율이 높게 형성된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아 최초 경쟁률에 비해 실질 경쟁률이 크게 하락한다. 그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모집 단위에서도 모집 인원을 충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거꾸로 말하면 도전적으로 지원했을 때 의외로 좋은 결과를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2028 교과전형이 어느 때보다 재학생에게 기회가 큰 전형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다만 이 기회를 활용하려면 최저 기준의 벽을 넘어야 한다. 현 고3에 비해 어려운 과목이 출제 범위에서 빠진 만큼, 수능 성적을 확보해 학업 역량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학생부 종합전형] 서류형·면접형·최저 기준형 등 전형 세분화
학생부종합전형의 권역별 비율을 보면 전국으로 봤을 때는 24.3%지만, 수도권 대학으로 좁히면 30.2%, 서울권 대학은 33.2%, 주요 15개 대학은 35.7%에 달한다.
대학별로 보면 동국대 종합전형 비율이 2027학년 31.6%에서 2028학년 35.8%로 증가했으며, 한양대(35.3%→39.3%), 서울대(57.2%→64.3%) 등도 변화가 컸다. 이들 대학은 고교 기여 사업에서 자율 공모 사업의 대입 전형 운영 개선 분야에 선정되면서 2028학년부터 정시 비율을 현재 40% 이상에서 30% 이상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대학이 종합전형에서 평가하는 핵심 요소는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기존과 큰 차이는 없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서류 100%로 많은 인원을 일괄 선발하기보다 최저 기준이나 면접 등을 활용해 전형을 세분화함으로써 우수한 학생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경희대는 네오르네상스전형을 2028학년에는 면접형과 서류형으로 이원화하고, 한양대는 기존 추천형 서류형 면접형으로 운영하던 종합전형을 서류형을 폐지하고 학업형과 면접형으로 이원화한다. 고려대는 전형명은 유지하되 계열적합형은 서류 100%, 학업우수형은 단계별 면접형으로 전형 요소에 변화를 줬다. 중앙대는 기존 성장형인재, 융합형인재, 탐구형인재 대신 ‘탐구하는학종’ ‘모두의학종’ ‘최저있는학종’으로 전형명을 변경해 전형의 성격을 보다 직관적으로 드러냈다.
학생부 학업 역량 판단 요소 늘어
박진근 충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 교육연구사는 “5등급제로 바뀌면서 각 등급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은 9등급제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융합선택 과목 9개와 예술·체육 과목, 교양 과목 등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등급과 성취도를 함께 표기한다. 과목 수 증가와 함께 성적 면에서도 살펴볼 정보가 많아졌다. 학생부 기록을 통해 학업 역량이나 진로 역량 등을 예전보다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전 교육과정에서는 진로선택 과목에 성취도(A·B·C)만 표기돼 성적의 변별력이 크지 않았다. 상당수 학생이 A를 받는 경우가 많아 대학도 진로선택 과목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관련 일반선택 과목의 성적과 비교해 함께 살펴보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새 교육과정에서는 대다수 선택 과목에서 등급과 성취도를 함께 제공해 학생의 성취 수준과 집단 내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최저 기준·면접도 중요해져
서류 중심의 정성 평가를 실시하는 종합전형에서도 최저 기준 적용 여부와 수준은 대학마다 차이를 보인다. 고려대(4합 8→4합 9) 성균관대(탐2 평균→사탐, 과탐) 경희대(탐구 2개 평균→탐구 상위 1과목) 등은 최저 기준을 완화한 반면, 이화여대(2합 5→3합 7), 동덕여대(3합 6→3합 5) 등은 오히려 강화했다.
반면 서울대는 2028학년 지역균형에서 최저 기준을 폐지한다. 학교당 추천 인원도 2명에서 3명으로 확대했으며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영재학교 출신은 지원할 수 없다. 수능에 대한 부담으로 지원을 망설이던 지역 일반고 학생의 지원이 늘 전망이다.
반대로 새롭게 최저 기준을 도입한 대학도 있다. 경희대는 면접형이었던 네오르네상스를 서류형과 면접형으로 이원화하면서 서류형에 최저 기준을 적용했다. 서강대(일반Ⅱ) 중앙대(최저있는학종) 한국외대(서류형) 한양대(학업형)는 2028학년에 최저 기준을 새롭게 적용한다.
면접을 신설하거나 비율을 확대한 대학도 눈에 띈다. 고려대 ‘학업우수’는 면접을 신설했고, 동국대 ‘DoDream’과 중앙대 ‘탐구하는학종’ ‘모두의학종’은 2단계 면접 비율을 40%까지 확대했다.
서울대 역시 ‘지역균형’은 30%, ‘일반전형’은 50%로 면접 비율이 높다. 특히 서울대 일반전형은 모집 단위의 특성에 맞게 분석적 주제 토론, 심층적 문제 해결, 융합형 과제 수행 등으로 면접 유형을 세분화해 운영할 예정이다.
[정시 전형] 수능+학생부 반영 대학 증가세 뚜렷
2028학년 대입에서 정시는 전체 모집 인원의 19.2%인 6만6894명을 선발한다. 수능 위주 전형으로만 따지면 전체의 17.7%까지 하락한다. 서울권 대학은 34.4%, 수도권 대학은 31.4%를 선발하지만, 동국대(40.0%→30.0%) 서울대(41.5%→34.3%) 연세대(43.1%→33.8%) 한양대(40.1%→30.2%) 등 주요 대학도 정시 비중을 줄인 곳이 많아졌다.
특히 정시에서도 ‘학생부 반영형’과 ‘수능 100%형’을 구분하는 등 선발 방식에 전략적 변화를 주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내신은 포기하고 정시만 준비하는 전략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2028학년 대입부터는 이런 방식이 예전만큼 통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제원 서울 숭의여고 교사는 “2028학년에는 수능 성적만 반영하는 전형, 수능과 학생부 교과·서류를 함께 반영하는 전형, 수능에 출결을 반영하는 전형 등으로 정시가 수시처럼 세분화된다. 정시에서는 학생부 반영 시 3학년 2학기까지 반영해야 하는데 수능과 수시 일정 등으로 3학년 2학기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한다.
이치우 입시평가소장은 “수능이 통합형으로 바뀌고, 고1 때 배우는 ‘통합과학’ ‘통합사회’가 수능 탐구 과목에 포함되면서 대학들도 수능 점수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고교 생활의 충실도와 과목 선택 이력을 함께 확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인다.
서울 주요 15개 대학 가운데 수능 100%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국외대에 불과하다. 이 중 경희대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는 수능 100% 전형과 수능+학생부 반영 전형을 함께 운영한다. 따라서 2028학년부터는 ‘정시 파이터’라며 수능에 ‘올인’하는 전략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정성 평가 확대 등 학생부 영향력 커져
정시에서도 학생부 반영 비율이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대는 학생부 반영 비율을 20%에서 40%로 확대했고, 연세대는 교과 정량 평가 5%에서 서류 평가(정성) 10%로 변화를 줬다. 고려대는 정시 교과우수에서 교과 성적을 20% 반영하고, 성균관대 사범대학은 수시처럼 학생부 100% 평가와 최저 기준을 적용한다. 특히 고려대 서강대 경희대 서울시립대는 학생부를 정량 평가하지만, 성균관대 사범대학과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은 정성 평가한다.
중앙대는 ‘수능89’과 ‘수능67’을 신설했다. ‘수능67’은 수능 67%와 서류 33%를 반영하며 3합 7(의·약학 모집 단위 제외)의 최저 기준을 적용한다. 학교생활을 충실히 해온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수능 성적을 받는다면 정시에서도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정시전형의 영역별 반영 비율은 서로 다르다.
건국대 중앙대 한양대 등은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라 A유형과 B유형을 나누고, 환산 점수 총점이 더 높은 유형을 적용한다.
성균관대는 모집 단위에 따라 반영 비율에 차등을 뒀다. 건국대 경희대 등이 정시에서 탐구 상위 1과목만 반영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입시평가소장은 “경희대와 건국대는 2028 정시에서 탐구 2과목이 아닌 상위 1과목을 반영한다. ‘통합과학’ ‘통합사회’가 고1 때 배우는 과목이라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 시각도 있지만 사회와 과학 과목이 크게 다른 만큼 수험생의 학업 부담을 줄여주고 지원자층을 넓히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허 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 수능에서는 많은 대학이 탐구 영역에서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 표준점수를 사용하고 있지만 2028학년에는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늘어났다. 기존 선택 과목 체제에서 발생했던 과목별 유불리 문제가 완화되면서 백분위보다 더 세분화해 활용할 수 있는 표준점수를 통해 동점자를 줄이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라고 설명한다.
2028학년 대학별 시행계획이 발표되면서 2028 대입의 윤곽도 드러났다. 대학마다 전형 방식과 반영 요소는 차이가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학생부든 수능이든 어느 하나만 ‘올인’하는 전략은 이전보다 위험해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2028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경우 재학생도 3학년 2학기 성적이 대입에 반영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전형의 유불리를 따지며 전략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고 학교 수업과 학생부를 성실하게 관리하면서 수능 경쟁력까지 함께 키워가며 균형 잡힌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차염진 기자·내일교육 yjcha@naeil.com